美 뉴욕 월가에서 '아랍의 봄' 시위?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9.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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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의 월가 부근에서 미 금융가의 부패와 탐욕에 항의하는 시위가 나흘째 열렸다. 시위 주최 측은 미국에서 '아랍의 봄'이 재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msnbc에 따르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고 불리는 시위가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동안 월가 부근의 로어 맨해튼에서 진행돼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 첫날 "우리는 기업의 횡포와 부패를 끝내야 한다", "부채는 노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위대 규모는 수천명에 달했지만 이들의 수는 20일에는 수백명으로 줄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가두행진을 벌이고 십여명씩 조를 이뤄 경제 위기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상품가 인플레이션이 굶주림을 야기시켰다"와 "나는 로비스트들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국제변호사 알렉산터 펜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엘리트 기업들이 민주주의를 강탈했다"며 "현재의 경제 불황은 월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경찰은 시위대 통제 과정에서 십여명을 체포했다. 첫날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사무실에 무단 침입하려던 2명이 체포됐으며 19일에도 같은 혐의로 6명이 추가로 체포됐다. 20일에는 당국의 허가 없이 확성기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시위의 아이디어는 캐나다 벤쿠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Adbusters)'가 제안했다. 애드버스트 측은 지난 7월 13일에 게시한 블로그에서 올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처럼 시위에 참여할 것을 독자들에게 독려했다.


이들은 독자들에게 "로어 맨해튼으로 모두 나와, 텐트를 치고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수개월 동안 월가를 점령해자"고 요청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에 대해선 "미 정부에 대한 자본의 영향력을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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