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숨은주식'? 예탁원 주식찾기 사이트 '버벅'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1.08.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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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말까지 '미수령주식 찾아주기 캠페인'… 홈페이지·현장방문 통해 가능

믿을건 '숨은주식'? 예탁원 주식찾기 사이트 '버벅'


김 모씨는 얼마 전 한국예탁결제원 명의로 발송된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김 씨 이름으로 등록된 A사의 주식이 수년째 방치돼 있으니 이를 찾아가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평생 주식거래라곤 하지 않던 김 씨는 사별한 남편이 수년 전에 자신 이름으로 공모주를 청약했던 사실을 알고 뜻밖의 '유산'에 눈물을 글썽였다.



김 씨의 사례처럼 자기 소유의 주식을 방치하고 있는 주주의 수가 올 6월말 기준으로 2만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예탁원에 따르면 최단 1년에서 최장 20년까지 미수령상태로 방치된 주식의 수는 1억7000만주에 이른다. 상장사 282개사가 발행한 701만여주와 비상장사 248개사가 발행한 1억6878만여주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 미수령주식 중 상장주식의 시가와 비상장주식의 액면가액을 모두 더하면 2414억원에 이른다. 어지간한 코스닥상장사의 시가총액보다 큰 규모다.

◇미수령주식 캠페인, 지난해 개인 1인당 2800만원 수령
일정 경과기간이 지나면 찾을 수 없게 되는 휴면예금과 달리 미수령주식은 위탁기간이 길다고 해서 주식의 소유권이 박탈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탁기간 동안 찾아가지 않은 기간 동안의 배당금이나 주식배당 등 혜택을 받으려면 직접 발행사를 찾아가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 수년간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활성화되고 증권사 계좌를 통한 투자자들의 거래규모가 확대되면서 신규발생 미수령주식의 수는 크게 줄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김 씨 사례 외에도 △주식을 매도하기 전에 발생한 무상주식이나 주식배당으로 받은 신주를 뒤늦게 알게 된 경우 △직장근무시 우리사주로 받았던 주식에 대한 무상·주식배당 주식을 미수령주식으로 받는 경우 등이 있다.

예탁원은 지난 2003년, 2006년에 각각 미수령주식 찾기 캠페인을 실시한 후 2009년부터는 매년 8월말경 이 행사를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약 3000명의 주주가 2911억원어치 주식을 찾아갔다. 이 중 법인주주 58명이 찾아간 주식이 2100억원어치이며 개인고객 2900여명이 찾아간 주식은 800억원어치였다. 개인 1인당 2758만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아갔다는 말이다.

◇미수령주식 찾기 캠페인 첫날, 홈페이지 접속지연 사태도

예탁원은 29일부터 내달 말까지 다시 미수령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예탁원은 미수령주식을 효과적으로 찾아주기 위해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전산망과 연계해 시가기준 5만원 이상의 미수령주식 실소유자 약 1만6000명의 현재 주소지로 주식내역과 수령절차 등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예탁원은 "홈페이지 '주식찾기' 코너에서 공인인증서를 통해 본인확인을 거친 후 미수령주식 보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캠페인 기간 중 투자자 편의를 위해 서울 여의도 예탁원 본원 1층 로비에 전용창구와 전담 안내전화(02-3774-3600)를 설치,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예탁원에 보관 중인 미수령주식을 찾고자 하는 주주는 신분증과 본인명의의 증권회사 카드를 지참하고 소재지 인근의 예탁원 본원이나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전주 등 지역의 지원을 방문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여의도의 예탁원 본원에는 이날 하루에만 100명이 넘는 이들이 찾아와 미수령주식을 찾아갔다. 평시 방문자(10명 안팎)의 10배 이상이 다녀갔다는 게 예탁원 측의 설명이다.

예탁원 홈페이지(http://www.ksd.or.kr)는 오전 한 때 접속자 수가 급증해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그만큼 '숨은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말.

이처럼 미수령주식의 관심이 늘어난 데 대해 예탁원 관계자는 "최근 물가상승에다 증시폭락 등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수령주식을 확인하려는 고객들의 방문·접속이 크게 늘었다"며 "미수령주식 찾기 캠페인 역시 이같은 투자자의 마음을 달래는 등 서민경제 활성화를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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