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버냉키 "마술? 9월에 개봉"...다우 +135P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권다희기자 2011.08.2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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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주만에 주간단위 상승..버냉키, 부양여부 9월 FOMC로 '퉁'

버냉키 무선물이 선물이 됐다. 기다림의 시간은 길어졌으나 희망은 더 커졌다.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대비 134.72포인트(1.21%) 오른 1만1284.54로, 나스닥지수는 60.22포인트(2.49%) 뛴 2479.85로, S&P500지수는 17.53포인트(1.51%) 상승한 1176.8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5주만에 주간단위 상승전환했다. 이번주 다우지수는 4.3%, 나스닥지수는 5.9%, S&P500지수는 4.7% 올랐다.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잭슨홀 컨퍼런스 연설 직후엔 주가가 수직낙하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대비 220포인트 급락한 1만929.2로 밀렸다. 이날 버냉키 의장이 예상과 달리 추가 부양책 시행 여부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이 큰 실망을 자아냈다.

당초 시장에서는 버냉키가 이번 연설에서 양적완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장기국채 매입비중을 늘릴 가능성 정도는 시사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구체적 수단 관련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연준이 '실탄바닥'을 드러낸 증거 같은 느낌도 줬다.



그러나 분위기는 곧바로 뒤집어졌다. 추가부양책을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결정 시간만 9월 공개시장위원회로 연기했을 뿐이라는 버냉키 의장의 진심이 읽힌 것이다. 덤으로 9월 FOMC 회의일정을 하루 더 연장한다는 내용까지 있어 추가적 부양조치에 대한 문은 더 크게 열린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다우 30종목중 휴렛팩커드, AT&T, 버라이즌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특히 기술주와 제조업주의 상승이 돋보였다. 인텔은 2.15%, IBM은 2.15%, 보잉은 2.78%, 캐터필러는 2.29% 애플은 2.64%, 시스코는 1.59% 올랐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1% 뛰었다. 아마존도 3.77% 상승마감했다.

버냉키, "실탄있다..추가부양책은 9월 FOMC회의서"


이날 연설에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은 추가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수단들을 갖고 있다(Federal Reserve has a range of tools that could be used to provide additional monetary stimulus)"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8월 FOMC회의 때 각각 수단의 장단점을 논의했고 9월 회의에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며 "당초 다음달 20일 하루였던 FOMC 회의를 20일~21일 이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회의 일정을 늘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연준내 논란이 많다는 얘기도 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제를 세심히 관찰하면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연준이 실탄이 바닥난 채 아무 마술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에 일격을 가한 것이다.

연설에서 버냉키 의장은 미국경제가 장기저성장 경로에 놓여있음을 시인하는 등 여러가지로 부양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버냉키 의장은 "통화정책이 성장과 물가전망 변화에 즉각 대응해야한다"는 철학도 밝혔다.

이날 버냉키 의장이 정책카드를 꺼내지 않은 것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라는 공식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존중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지난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은 경기에 대한 높은 수준의 우려를 표시하고 제로금리를 2013년 중반까지 연장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같은 조치가 있은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적 의사결정을 무력화하는 정책시사를 하기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8월 회의에서 인플레 매파 3인방이 제로금리 연장에 반대의사를 나타낸 시점에서 정책힌트를 주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잭슨홀 소망이 9월 FOMC 소망이 됐다"

이날 버냉키 발언후 전문가들은 양적 완화를 포함, 오히려 추가부양의 문이 더 크게 열린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9월 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하루 더 연장한 점, 물가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표시한 점이 기대감을 높였다.

케빈 캐런 니콜로 스타이펠 시장전략가는 "QE3에 적신호도 청신호도 주지않았다"고 평가한 뒤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님을 시사함으로써 뭔가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은 물가와 관련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증가율이 연준의 내부목표인 2%이하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스캇 브라은 레이몬드 제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연설에서 즉각 행동을 취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더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문은 열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Q 성장률 1%로 하향조정, 소비지출·기업투자는 늘어=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이전 발표보다 하향 조정됐으나 이날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2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는 1%를 기록하며 지난달 29일 발표됐던 성장률 속보치 1.3%보다 둔화됐다.

속보치보다 증가세가 둔화된 항목은 재고와 무역액이며 소비자 지출과 기업투자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재고와 무역을 제외한 GDP는 1.1% 증가세를 기록하며 속보치 증가율 0.5%를 상회했다.

◇금값, 유가 동반상승...미국채금리는 하락

이날 금값과 유가가 동반상승한 가운데 미국채금리는 내렸다. 양적완화를 포함, 버냉키의 9월 마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증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은 전일 대비 6센트 오른 배럴 당 85.36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도 전일대비 65센트(0.59%) 상승한 배럴 당 111.2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선물값은 전날대비 34.1달러(1.9%) 오른 1797.3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시간외서는 1800달러로 완전히 올라선뒤 상승폭을 키웠다. 오후 5시 현재 12월물 금선물값은 전날대비 67.1달러(3.81%) 뛴 1830.3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10년만기물 유통수익률은 전날대비 0.03%포인트 내린 연 2.19%로 마감했다. 아침 지표부진에 연 2.12%포인트로 급락했다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발언후 낙폭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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