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를 해준 동료는 최근 한국은행에서 2만6300원을 주고 연결형 만원권 세트를 샀다고 했다. "야, 말이야. 이게 따로따로 있으면 2만원이지만 두개를 붙여놓으면 6000원이나 더 비싸단 말이지. 누가 또 알아. 나중에 가격이 올라서 숨겨놓은 보물이 될지. 샤테크가 아니고 뭐, 화테크지 화테크."
"그걸 사둔다고 해서 과연 팔 데가 있을지…." 신용씨의 의문에 신상씨는 "인터넷에 판매 사이트도 많고 화폐 수집상들을 중심으로 시장도 있다던 걸? 재미삼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라며 적극 나섰다.
↑연결형 만원권
지금까지 연결화폐는 모두 8차례 발행됐다. 2002년에는 옛 1000원권 4장이 붙은 4장형이 발행됐고, 이밖에도 5000원 두 장 또는 만원권 두 장이 아래, 위로 붙은 것 등이 선을 보였다. 액면가가 싼 1000원권의 경우 지난 2005년 전지형(수십장의 화폐가 하나로 연결된 것)이 나오기도 했다.
바로 이 '전지형'이 가장 인기가 높다. 화폐 수집상이자 판매도 하고 있는 한창주 오성케이앤씨 대표는 "전지형은 중국에서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난다"며 "30만원에도 없어서 못 구한다"고 설명했다. 판매 당시 세트 당 가격이 5만23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배 정도 가격이 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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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한국 지폐가 선진국 지폐인데다 예쁘고, 전지형은 한번밖에 발행되지 않아 수량이 적어 인기를 얻는 것 같다"며 "이런 관심이 만원권이나 5000원권으로 옮겨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결화폐는 똑같이 '2007년 12월 발행된 연결형 5000원권'이라고 해도 번호나 종류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대략 연결형 천원권이 1만~5만원선, 5000원이 2만5000~5만원선에 거래되지만 얼마나 귀하냐가 핵심이다. 연결형 만원의 경우 판매됐던 가격 수준인 3만원 안쪽서 거래된다. 수량이 많아 인기가 덜하다.
◇경매에서 1900배 높은 가격에도 낙찰=연결형 화폐 중 가장 마지막에 발행된 것은 지난 4월 말 발행된 연결형 만원권이다. 한은은 10만 세트만 한정으로 발행하는데, 당연히 번호가 빠를수록 인기가 높다. 이중 가장 앞 번호인 100번까지는 한은 화폐박물관에 전시되고 101번부터 1000번까지 900세트는 경매로 팔린다.
이번 연결형 만원권 앞번호의 경우,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온라인 장터인 (주)이베이지마켓(http://www.gmarket.co.kr)에서 경매된다. 가장 빠른 10세트(101번~110번)는 1세트씩, 나머지 1000번까지는 일련번호 순으로 2세트씩 판매한다.
역시 앞자리일수록 비싸져 1세트씩 판매되는 앞자리 10개 번호는 세트 당 3만1300원, 나머지는 5만8900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낙찰 가격을 살펴보면 가장 덜 흔한 연결형 천원권이 제일 몸값이 뛴다.
지난번 연결형 천원권 경매 당시 가장 앞자리였던 101번이 380만 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액면가 2000원(2장이 붙어 있음)보다 약 1900배 더 비쌌던 것. 2006년 만원권 연결형도 101번 등 앞자리가 200만 원 중반에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번호는 한은 화폐박물관과 서원기업(www.seowonbok.co.kr)에서 세트 당 2만6300원에 살 수 있다. 일반인들도 소장 목적이나 호기심으로 사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사람이 구입할 수 있는 한도는 2세트. 아쉽게도 번호는 무작위로 주어진다. 26일 현재 3만6000여 세트가 팔린 상태다.
한은은 경매 낙찰액에서 각종 비용을 뺀 수익금을 이웃돕기 성금 등 공익 목적으로 기부한다. 수익금은 적게는 260여만원에서 많게는 1억여원도 모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