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유럽에서 사치품을 53조원어치나 샀다고?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8.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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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장품 향수 등 관세 인하, 보석 손목시계 등은 인상

중국은 향수와 화장품 등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가 사치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석이나 손목시계 등 생활과 관련이 없는 과시성 사치품에 대한 관세는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필요하면 인상할 방침이다.

사치품의 관세인하 문제와 관련,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중국 상무부와 재정부는 지난 22일 열린 ‘2011 중국 관세 세미나’에서 “초고가 호화 사치품에 대한 관세는 인하해서는 안되며 필요할 경우엔 오히려 인상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베이징천빠오(北京晨報)가 24일 보도했다.



상무부는 세계사치품협회가 지난 6월, “중국인이 지난해 유럽에서 사치품 구매에 500억달러(약53조5000억원)을 썼으며 이는 중국 내 사치품 소비의 4배에 이른다”고 발표한 것은 근거가 희박하고 크게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상무부 연구원의 메이신위(梅新育) 고급연구원은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이 지난해 해외여행에서 지출한 금액은 548억4800만달러(58조6800억원)”이라며 “만약 중국인이 유럽에서만 사치품을 사는데 500억달러를 지출했다면 여행객 한명이 숙박 및 음식비로 겨우 80달러를 지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이 고급연구원은 “3000억위안(51조원)에 이르는 해외 사치품 소비를 중국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치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통계 숫자에 의한 잘못된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국가세무총국(국세청)의 공후이원 국외세수연구원실 연구원은 “향수나 화장품 등 생활과 밀접한 사치품에 대한 관세와 소비세는 당연히 인하해야 하며 정부 관련부처가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이나 특고가 손목시계 등에 대해선 감세(減稅)를 얘기할 수 없고 필요하면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세무총국의 류쭈어 세무연구소장은 “일반 관세 조정은 올해 말에 이루어질 것”이지만 “사치품에 대해선 일반 상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것이 발전도상에 있는 국가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의 고가 사치품 가격은 해외보다 50~350%가 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치품 가격이 높은 것은 관세와 소비세에 따른 것인 만큼 세금을 인하해 중국 내 사치품 가격을 떨어뜨림으로써 중국인의 해외 사치품 소비를 중국으로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오지앤 상무부 대변인도 지난 6월15일, “중국은 앞으로 수입관세를 인하할 것이며 중고급 사치품도 인하대상에 포함될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련부처 사이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부에서는 고가사치품 관세 인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으며, 민간에서도 찬반양론이 비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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