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W 공포..'네거티브 피드백'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08.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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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의 악순환, 루비니 "더블딥 코앞"

글로벌 경기후퇴(리세션)에 대한 공포가 부각되면서 18일(현지시간) 글로벌증시가 또 한 번 급락하자 전문가들 사이에 비관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대규모 투매 탓에 주요 지수가 또 한 번 급락세를 보였고 안전자산을 찾는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채 가격은 올랐다. 7월 미국 주택판매와 8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경제지수 등 지표가 일제히 부진하게 나온 탓이 크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증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 약세와 주식시장의 요동이 스스로를 악화시키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은 소비자와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는데 이 경우 소비가 줄고 투자가 위축되기 때문에 주가는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악재의 악순환, 즉 네거티브 피드백이다.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 요아킴 펠스와 마노지 프라단은 이날 보고서에서 "네거티브 피드백 고리(루프)가 현실이 됐다"며 "경제가 위험스러울 정도로 리세션에 다가갔다"고 주장했다.



모간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은 경제침체 가능성을 셋 중 하나, 즉 33% 정도로 잡고 있다.

글로벌 W 공포..'네거티브 피드백' 시작됐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는 추락, 미국 주택시장은 붕괴, 유럽 은행주는 급락했다"며 "미국과 유럽의 더블딥(이중침체)이 코앞"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경제학 콘서트' 저자이자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인 팀 하포드가 "이것이 두번째 대공황일까 아니면 더 나빠질 수도 있을까"라고 트윗하자 "(더 나빠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러면서 추가 양적완화(QE)가 치명적인 디플레이션을 피하는 데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침체 공포를 키우는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역내의 한 은행이 달러대출 프로그램을 이용, 5억달러를 빌려갔다며 지난 2월 이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 은행들이 일일 운영자금을 대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2008년에도 그랬듯 광범위한 신용 위축이 세계 금융 시스템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채무위기와 너나할 것 없는 재정긴축이 역내 은행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 VTB캐피탈의 닐 맥키넌 이코노미스트는 "얻은 것이라곤 늘어난 세금, 늘어난 관료, 늘어난 긴축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 상황에 대해 비관론 일색인 가운데 반론도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와 일자리는 증가 추세를 보이는 등 모든 경제지표가 부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를 포함, 최근 부정적 지표들은 실물 경제활동보다는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실업급여 신청자 등 실제 경제활동을 보여주는 지표는 그렇게 많이 악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타는 그러면서 "리세션 위험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이것이 미국 경제 파멸의 조짐이라고 말할 준비는 안돼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미국 7월 민간부문 고용자는 15만4000명 증가, 블룸버그가 사전 집계한 전망치 11만3000명보다 증가폭이 컸다. 7월 실업률은 9.1%로 6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또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4개월 내 최대폭인 0.5% 증가, 6월 0.3%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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