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더블 딥 눈앞.."주식 불매운동 같았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1.08.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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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재가 난무하면서 뉴욕증시가 18일(현지시간) 폭락장을 재연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앞 다퉈 돈을 빼낸 반면,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는 마구잡이로 사들였다.

다우 지수가 3.6% 떨어지고 나스닥 지수는 5.2% 폭락했다. S&P 500 지수는 4.4% 급락하며 4월29일 고점대비 17%나 떨어졌다. 통상 고점대비 20% 하락을 베어마켓 진입으로 여기기 때문에, 침체장 본격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마이클 멀레이니 피듀시어리 트러스트 매니저는 이날 장세에 대해 "전 세계적인 (주식) 불매운동(buyers strike) 같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감이 있고, 사람들이 경제성장 기대치를 계속 낮추면서 (은행의) 자금 조달 문제도 우려가 있다"며 "이런 것들이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고, 단기적으로 주식을 팔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빌 스톤 PNC 애셋 매니지먼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장세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어떤 날에는 잔에 물잔에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만 보려한다"고 지적했다. `물이 반이나 남았다`는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현상을 더욱 부정적으로 보려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이날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재료는 거의 없었다.

미국 필라델피아지역의 8월 제조업 지표가 2009년 3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7월 기존주택판매는 작년 11월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세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금융당국이 유럽계 은행의 미국 법인에 대해 유동성을 점검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면서, 유럽은행이 폭락하면서 미국 은행주를 끌어내렸다.


스웨덴 금융당국자가 유럽 재정위기 악화에 대비해 자국 은행들이 자본 확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점도 불난 집(유럽발 은행위기 우려감)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었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최근의 정책 실수, 특히 유럽의 경제둔화와 부채위기에 대한 불충분한 대응, 미국의 부채상한선 인상을 둘러싼 드라마(정쟁) 등이 금융시장을 하락 압박하고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를 깎아 먹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특히 "미국과 유럽이 위험할 정도로 리세션에 가까워졌다"고 주장하고,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를 4.2%에서 3.9%로 떨어뜨렸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CEO는 "(주식 등) 위험시장에서의 대규모 엑서더스는 리세션 가능성 우려와 정책메이커에 대한 신뢰상실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같은 우려가 주요 시장의 기술적 지표 훼손과 맞물리고 있다"며 "펀더멘털 부진의 악순화과 부적절한 정책, 나빠진 기술적지표 등이 위험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불안을 반영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국과 독일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차드 모간랜더 스티펠 니콜라우스 앤 코의 매니저는 "채권시장은 리세션이 확실하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리세션 우려감은 기업의 이익전망을 떨어뜨리고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의 재평가와 기대 심리 하락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 주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메리칸 센추리 인베스트먼츠의 리처드 바이스 머니매니저는 "우리가 리세션에 빠질까?"라고 되묻고 "모든 시장 참가자들은 더디고 꾸준한 성장세를 예상하지만, 통계와 지금의 금융환경 및 해외 경제는 이러한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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