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우리금융 예비입찰, 유효경쟁 성립될까

더벨 배장호 기자 2011.08.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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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예비 입찰 마감‥복수후보 참여·적격성 인정 받아야

더벨|이 기사는 08월17일(10:43)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 (11,900원 0.0%) 민영화 딜은 일단 17일 치러질 예비입찰의 유효 경쟁요건 성립 여부가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을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들 중 한 곳에 팔아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은 예비입찰이 유효하게 성립한 이후, 후보들이 다시 한번 넘어야 할 '높은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민영화 딜에 참가의향서(LOI)를 제출한 MBK, 보고, 티스톤 등 국내 PEF 세 곳은 이날 예비 입찰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이번 예비입찰이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이 세 곳 중 적어도 두 곳은 입찰 자격을 인정받을 만한 컨소시엄 만들어 내야 한다.

MBK는 전략적 투자자(SI)로 새마을금고와 부산은행, 골드만삭스 등 세 곳을 영입, 한발 앞선 형국이다. 새마을금고와 부산은행은 MBK가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새로 설립하는 PEF의 유한책임사원(LP)으로 출자하거나, MBK펀드와 함께 공동 지분투자자로 참여하는 두 방안 모두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설립 근거법상 자기자본 범위 내에서만 지분 투자가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최대 투자규모는 3800억원이다. 부산은행도 5000억 가량 LP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펀드의 LP가 아닌 우리금융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다. 알려진 투자 규모는 6000억원. 골드만삭스가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주력자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 규모에 대한 한계는 없어 보인다. 과거 하나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당시 골드만삭스는 자기자본투자(PI)로 하나금융 지분 8% 가량을 인수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분 투자와 별도로 조 단위의 인수금융(Debt financing)의 대부자로 나설 예정이다. 1500여개에 달하는 단위 금고와 1500여개에 달하는 출장소들로부터 5억씩만 갹출해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차입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존재감이다. 과연 주주로서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우리금융을 경영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야 한다. 특히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있어 우리금융 조직 내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티스톤 파트너스는 전략적 투자자로 미국계 J.C 플라워즈와 한 두 곳의 외국계 금융주력자를 컨소시엄 내에 참여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C 플라워즈는 금융회사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PE 운용사. 'PE 펀드오브펀즈'가 아닌 한 PEF가 다른 PEF의 LP로 투자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우리금융 딜에서는 티스톤 펀드와 함께 공동 지분 투자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J.C플라워즈의 공동 투자와 관련해서는 공적자금위원회가 J.C플라워즈를 단순 PEF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로 인정할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J.C플라워즈는 PEF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금융 섹터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해 온 PE 하우스다. 겉모양만 놓고 보면 금융지주회사나 다를 바 없다. 다만 펀드 운용에 기한이 정해져 있고, 향후 재매각을 통해 차익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재무적 투자자로서의 한계는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티스톤은 또 애초 우리금융 인수 대금의 70% 이상을 국내 투자자로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티스톤이 예비입찰을 포기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체 자금 조달이 문제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티스톤은 이번 딜의 인수금융 파트너로 씨티은행과 손을 잡고 있다.

보고캐피탈은 그동안 전략적 투자자로 증권 중심 금융그룹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교보생명 영입에 공을 들여왔지만 끝내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고가 예비입찰을 포기할 것이란 소문이 난 것도 바로 이 때문. 보고캐피탈은 그러나 이들 SI 외에도 KB, DGB금융지주 등과도 꾸준히 접촉해 온 터여서 막판 반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인수금융과 관련해 보고펀드는 영국 스탠다드챠타드(SC)은행과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

보고캐피탈은 또 미국계인 TPG캐피탈과 최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TPG(옛 Texas Pacific Group)는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워싱턴뮤추얼(Washington Mutual)에 투자하는 등 금융 섹터 투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세계 최대 PEF다. 국내에서는 IMF 직후 파산 위기에 몰렸던 제일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일단 이번 예비입찰의 유효 경쟁 요건 성립 여부는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 가는 모양새다. 세 후보 중 적어도 두 곳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데다, 복수의 참여 후보가 입찰 적격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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