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램 돌반지 7만5000원...비싼거야?"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1.07.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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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용의 씨크릿머니]

아이가 태어나 첫 생일을 맞이하면 돌잔치를 연다. 과거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적엔 첫 생일을 맞는 확률이 낮았다. 생후 100일이 지나고, 첫 생일이 지나면 '성인이 될때까지 살겠구나'는 안도감과 기쁨에 잔치를 열었다.

"1그램 돌반지 7만5000원...비싼거야?"


돌잔치에 빠질 수 없는 게 돌반지다. 돌반지의 기원은 명확하진 않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지내면서 금붙이에 대한 애착이 커졌고 경제 성장과 함께 금반지 선물이 많아졌다는 얘기 정도가 내려온다.



프랑스에도 돌반지와 비슷한 풍습이 있다. 아기가 첫 걸음마를 하면 기념으로 나폴레옹 금화 한닢을 쥐어주는 풍습이다. 전쟁이 많았던 프랑스는 화폐보다 금화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고 한다.

돌반지에 한의학적 의미를 담기도 한다. 아이들은 발육이 좋아 간의 기운이 왕성하다. 간의 기운이 왕성하면 상대적으로 위장기능은 약해지는데 금이 간의 기운을 누르는 힘이 있다. 여러 사람이 준 돌반지를 아이 손에 주렁주렁 끼워주는 것은 오장육부의 기운이 골고루 작용해 건강하란 의미다. 아이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금처럼 변하지 말라는 의미도 금반지에 담겨 있다.



요즘 금 가격은 말그대로 '금값'이다. 한돈(3.75g)짜리 금반지는 25만원까지 치솟았다. 얼마 전 나온 1g짜리 돌반지도 7만5000원이나 된다. 영 부담스러운 가격에 금반지 선물은 옛말이 됐다. 국제 금시장에선 온스(약28.35g)당 16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금값이 왜 이리 비싸졌을까.

국제시장에서 금값을 매기는 화폐는 달러다. 미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달러화는 연일 약세다.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달러화 약세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벤버냉키 FRB의장이 3차 양적완화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달러화 약세는 더 심화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금 사재기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금값이 최고조인 지금 장롱속 돌반지를 내다 팔아야 할까. 이제라도 금투자에 나서야 할까.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2014년), 5000달러(2020년)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 등 소액으로 투자할만한 금 상품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 1g짜리라도 지인들에게 금반지를 선물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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