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현대 재단에 현대·현대차 참여않은 이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오수현 기자 2011.08.16 08:55
글자크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후손들이 총집결한 범(凡) 현대 사회복지재 설립에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고 정주영 회장의 며느리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경우 2003∼2006년 KCC, 현대중공업과의 경영권 분쟁의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이미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을 운영 중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134,500원 ▼3,200 -2.32%), KCC (314,000원 ▲19,000 +6.44%), 현대백화점 (50,100원 ▼300 -0.60%), 현대해상 (33,650원 ▼950 -2.75%)화재보험, 현대산업개발 등 10여개 범 현대가 계열 기업 사장단은 이날 오전 11시 계동 현대중공업 서울 사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 설립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출연 규모는 약 5000억원이며 재단설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는다.



이번 재단 설립을 위해 정 전 대표, 정몽진 회장, 정지선 회장 등 총수 일가 10여명도 사재를 출연할 계획이다. 정 전 대표가 사재 2000억원을 출연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이 2380억원, 나머지 범현대가 그룹들이 620억원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범 현대가 그룹 가운데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회복지재단 설립에 참여하지 않는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경우 지난 2003년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이끄는 KCC그룹, 2006년 정 전 대표가 이끄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경영권 분쟁이 치른 바 있다. 당시의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 이번 사회복지재단 출범 불참의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이미 2007년 11월 15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설립해 현재 운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사회복지재단 출연은 불필요하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측의 판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미 4년 전에 1500억원을 투입해서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을 만든 상태에서 이중으로 재단에 공동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촉발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의 갈등이 불참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시작된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건설은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인수 자금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넘겨줬다. 현재 현대건설이 갖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 현대상선 지분 7.8%로 분쟁의 소지로 남아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