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장기전 대비, 외화유동성 더 늘려라"

머니투데이 박재범 오상헌 배규민 전예진 기자 2011.08.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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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은행 자금임원 불러 美사태 1주일 재점검...장기전 대비 '커미티드 라인' 확보주문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들에 필요할 때 언제든 끌어다 쓸 수 있는 외화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와 유럽 주요국 재정위기 여파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은행들도 현재 확보하고 있는 10억~20억 달러의 외화 유동성과 별개로 구속성 외화자금인 '커미티드 라인'(Committed Line)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국내 은행 자금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커미티드 라인 추가 확보를 주문했다.

이날 회의는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6일) 후 1주일간의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은행 외화 유동성 상황을 재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위기가 터졌을 때 외화를 공급받을 수 있는 커미티드 라인을 가능한 추가로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위기 국면이 장기전이 될 수 있으므로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좋지 않아 금융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로선 국내 금융회사들의 외화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지만 최악의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커미티드 라인은 금융회사간 거래를 통해 유사시 약정 한도 내에서 필요한 만큼 외화를 꺼내다 쓸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단기 마이너스 대출이다.

시중은행도 발빠른 행보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1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최근 3억 달러 수준의 구속성 외화자금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조만간 5억 달러의 커미티드 라인을 개설할 계획이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오전 KB·우리·신한·하나·산은지주 등 5대 금융그룹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 수장들에게 금융시장 불안 장기전에 대비해 외화 차입선을 다변화하고 기관 투자가로서 증시 안정에 신경 써 달라는 당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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