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올 11월 美 신용등급 추가 강등 가능성 높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8.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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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S&P가 오는 11월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추가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7일(현지시간) 밤 주요 고객들과 긴급 전화회의(콘퍼런스 콜)를 열어 이같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CNBC가 8일 전했다.

이는 존 체임버스 S&P 회장이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향후 6개월에서 2년 내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할 가능성이 30%라고 밝힌 것과 비교해볼 때 더 짧은 기간에 미국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예상한 것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인 에단 해리스는 "우리는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의회에 구성될 초당적 특별위원회가 신뢰할만한 장기 재정적자 감축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상당히 회의적이며 따라서 오는 11월이나 12월에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더 낮춘다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채무한도를 증액하면서 의회에 초당적 특별위원회를 구성, 오는 11월23일까지 세금 인상과 복지지출 삭감을 포함해 추가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리스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초당적 특별위원회의 활동에 회의를 표시한 것이다.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춘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채무한도 증액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의 정치적 협상 능력 부재와 벼랑 끝 전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특별위원회 활동이 오히려 미국의 신뢰도를 더 떨어뜨릴 것이란 전망이다.

해리스는 미국 정치권이 S&P가 제시한 4조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에 부합하는 계획과 합리적인 예산 수립 과정을 제시해 신용등급 강등을 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은 2조1000억달러의 재정감축안과 극도로 혼란스러운 협상 과정만 노출시켰다"고 비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전화회의는 수석 주식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넷의 진행으로 45분간 계속됐다. 하트넷과 해리스, 6명의 다른 분야 대표 전략가들이 전화회의에 참여했다.

하트넷은 전화회의가 진행되는 중에 2차례 아시아 고객이 얼마나 듣고 있는지 확인했다. CNBC는 중국이 미국 국채 1조2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트넷이 아시아 고객들에게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리치의 글로벌 금리 및 환율 리서치 대표인 데이비드 우는 "만약 국채시장이 무질서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할 것이며 이는 달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투자자들은 재빨리 미국의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예속돼 있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며 FRB의 독립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RB는 오는 9일 회의를 연다. 투자자들은 FRB가 이 때 미국 경제가 사실상 정체돼 있다는 진단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경제를 얼마나 부정적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은 FRB가 얼마나 빨리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인지 추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해리스는 "나는 FRB가 지금 당장 경기를 부양할만한 총탄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2개월 내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3분의 1로 예상했다. 또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면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어떤 깜짝 놀랄만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리스는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경제가 극도로 취약하게 보인다면 10년물 국채수익률 목표치를 제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핵폭탄급 양적완화 조치를 FRB가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예를들어 10년물 국채수익률을 1.5%로 제시한다면 FRB가 목표 수익률이 될 때까지 계속 국채를 매입한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FRB는 국채를 그리 많이 매입하지 않아도 될텐데 FRB가 국채수익률 목표치를 제시하는 순간 수익률이 그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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