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에 '몰빵투자' 자문형랩 '나 어떡해'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1.08.0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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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과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로 증시가 폭락하고, 급기야 지난주말 미국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면서 자문행랩 투자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와 달리 자문형 랩은 10~20여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여서 주가폭락에 따른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7일 자문형 랩을 판매하는 국내 주요 3개 증권사의 자문형 랩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코스피지수와 일반 주식형펀드 수익률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증권사가 판매중인 15개 자문형 랩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지난 3일 기준으로 -1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6.1% 떨어진 것에 비해 두 배 가량 손실을 본 것이다.



또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5.4%로 코스피지수가 3% 빠진 것과 비교해 봐도 하락폭이 더 크다. 특히 4일과 5일 이틀간 주가가 100포인트 넘게 빠진 것을 반영한다면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B증권사의 자문형 랩 수익률은 더욱 심각하다. 이 증권사가 판매중인 28개 자문형 랩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모두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특히 브레인, 한국창의 등 국내 대형 자문사의 수익률이 -10~11%로 극히 부진했다. 템피스(-7%), 프렌드(- 3.6%) 등의 중형 자문사들에 비하면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1개월, 1주일 수익률도 역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다른 C증권사의 경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1주, 1개월, 3개월 동안의 단기 수익률이 좋지 못하자 누적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다. 만약 1년 전 자문형 랩에 투자해서 현재까지 팔지 않고 가지고 있을 경우 누적수익률은 평균 -5~6%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폭락해 1940선까지 밀렸지만 1년간 상승률은 20%에 이른다. 또 주식형 펀드의 1년 수익률도 18.7%에 달한다. 자문형 랩에 투자한 투자자들이라면 속이 탈일이다.

문제는 추가 급락 가능성이다. 자문사들이 집중 투자한 '차화정(자동차, 정유, 화학)' 종목들의 낙폭이 크기 때문에 손실률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증권사 자문형 랩 담당자는 "일부 자문사는 포트폴리오에서 차화정 비중이 75%를 넘어서는 곳도 있다"며 "자문사들의 경우 헤지 수단 없이 롱온리 포지션으로 3, 4개 종목에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자문형 랩은 투자위험이 큰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승장에선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웃돌 수 있지만, 반면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는 낙폭이 더 커지는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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