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방영된 '남자의 자격-라면의 달인' 편에서 개그맨 이경규가 선보인 꼬꼬면에 대해 당시 심사에 참여했던 농심·삼양식품·한국야쿠르트의 라면 전문가들은 모두 눈독을 들였다.
대회에선 2위에 그쳤지만 1위였던 '샐러드라면' 보다 간편한 조리법으로 오히려 상품성은 더 높다는 평가였다. 이들 3사는 모두 상품화를 위한 자체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막상 본격적으로 양산화를 실행에 옮긴 건 한국야쿠르트였다.
'팔도'라는 라면 브랜드를 가진 한국야쿠르트는 업계에선 농심·삼양식품·오뚜기에 이어 4위에 머물러 있다. 팔도비빔면과 용기면(왕뚜껑·도시락)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주류 시장인 봉지라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해서다.
2위인 삼양식품도 로열티 부담을 이유로 들며 난색을 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1%대의 로열티를 이경규 씨에게 전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라면은 마진이 적어 이마저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판매 중인 '삼양라면 클래식'이 닭고기 육수맛을 갖고 있어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처럼 업계 1·2위 강자들이 제품화를 포기하면서 꼬꼬면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쇠고기 육수맛 라면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 닭고기 맛 육수가 소비자들에게 먹힐지는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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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4월 출시된 신라면 블랙도 호기심 수요가 가세해 첫 달에만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2달이 넘어서면서 판매량이 절반가량 줄어든 바 있다.
한편 가격이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인 1000원(편의점 기준)인 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라면은 '서민 식품' 이미지가 강해 1000원 이상일 경우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기존 한국야쿠르트의 봉지라면 제품 중 최고가는 일품 해물라면으로 개당 900원(편의점 기준)에 팔리고 있다.
농심 등 여타 라면업체들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다음 달부터 권장소비자가격을 제품에 표기할 예정이지만 꼬꼬면은 이를 표기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현재 물가상승률이나 다른 제품들을 고려할 때 적정한 가격으로 본다"며 "닭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새 라면 카테고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