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도 '비추'하는 高금리 적금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1.07.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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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적금상품,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가산금리…"지출 늘어 수익 낮을수도"

은행원도 '비추'하는 高금리 적금


-카드가입, 소비 늘려야해 목돈마련엔 부적합
-단체가입, 장기기증 등 우대 금리조건 까다로워


# 연이율 10% 이상의 적금이 나왔다는 소식에 은행을 찾은 이지연씨(28)는 실망감에 발길을 돌렸다. 매달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150만원이 넘어야 최대 이율을 받을 수 있고 적금 만기이율은 연 3%대에 불과했기 때문. 이씨는 "우대 금리로 받는 이자보다 지출이 커 오히려 손해"라며 "은행직원도 기본이율이 높은 연 4.5%의 다른 상품을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최근 다양한 고금리 적금상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목돈마련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에 가입해야하거나 소비를 늘려야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이 25일 출시한 '생활의 지혜 적금 JUMP'은 최고 연 12.0%라고 광고하지만 'S-MORE 생활의 지혜카드' 사용실적이 150만원이 넘어야 최고 8.1%의 가산금리를 준다. 기본금리는 연3.2%다.

우리은행의 '매직7' 적금도 1년간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500만~1000만원 늘어야 최고 연 7%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연 4%의 기본금리가 적용된다.



지난 20일 국민은행과 KB카드가 내놓은 '굿플랜 적금'은 많이 써야 저축액도 증가한다. 카드 이용금액의 20%, 월 최대 30만원이 카드 결제계좌에서 적금통장으로 자동이체되는 식이다. 매달 150만원씩 써야 1년에 36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최고 금리가 연 10%지만 1년제 적금의 만기이율은 4.0%다. 6%는 'KB국민 굿플랜카드'의 '포인트리'로 적립된다. 하지만 적금만기시 현금으로 찾을 수 있어 연이율 10%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게 KB국민카드의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비와 저축을 연계한 상품이어서 저축액이 들쑥날쑥하고 단점이 있다"며 "포인트를 잘 활용하지 않거나 절약을 통해 저축을 늘리려는 고객들에게는 사실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원도 '비추'하는 高금리 적금
우대 금리가 높더라도 단체가입, 장기기부 등 조건이 까다롭다. 21일 하나은행이 출시한 최고 5.9%의 금리 '바보의 나눔' 적금의 경우 장기기증을 희망해야 연 0.5%의 우대이율을 받을 수 있다. 또 만기해지금액을 '바보의 나눔' 재단으로 전액 이체해야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이밖에 국민은행의 '프리미엄 적금'은 5인 이상,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적금'은 커플이 함께 가입해야 각각 5.4% 4.3%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의 '채움 같이의 가치 적금'도 함께 가입하면 최고 연 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상황이 이렇자 인터넷에서는 적금 가입자를 찾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은행원도 '비추'하는 高금리 적금
한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적금 중에는 조삼모사식 상품이 많다"며 "가전제품 구입 등 큰돈을 쓸 일이 있거나 여러 가지 신용카드를 한 개로 통일하려는 고객 등 조건이 맞는 경우가 아니면 일반 적금보다 수익이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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