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외건설 이제는 건전성 생각할 때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1.07.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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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해외건설 이제는 건전성 생각할 때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364억달러)의 70% 수준인 249억달러에 그쳤다.

북아프리카 국가의 민주화 시위와 내전으로 번진 리비아 소요사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세계경제 불안감 증폭과 글로벌 원전시장 축소 움직임 등의 영향이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200억달러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루와이스 원전 수주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지역별로는 여전히 중동 비중이 높다. 중동에선 전체 계약금액의 70%인 174억달러를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95억달러를 따내 해외건설 '노다지'라 불릴 정도다. 특히 이라크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본격 공사가 발주, 상반기에만 3건 32억달러 공사를 수주한 것은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전 세계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공사의 계약이 본격화되면서 수주실적이 상반기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 연말이면 지난해 수준인 7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현지에서 발행되는 미드(MEED)지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GCC(걸프협력이사회) 국가들의 공사 발주 규모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4300억달러, UAE 4000억달러, 카타르(2022년 월드컵 개최지) 700억달러 등 중동 텃밭에서 연이은 수주소식이 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간 과당 경쟁에 따른 '덤핑수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런 부분이다. 최근 중동에서 수주한 공사의 경우 1,2위 업체간 입찰가격 차이가 최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우리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는 중국이나 터키 건설사들도 기술력이 국내 기업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어 강력한 도전 상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업체들도 가격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수주 확률도 그만큼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사 물량 확보를 위해 기업 건전성을 해치고 국내 건설사간 과당경쟁으로 애써 개척한 시장을 외국기업에 뺏기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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