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문학에서 배우는 돈에 대한 7가지 교훈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7.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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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돈이 인생과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공산주의의 아버지 칼 마르크스도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선 하부구조, 즉 돈을 버는 기제인 생산양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았던가.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돈이 중요한 만큼 위대한 문학에서도 돈은 빠질 수 없는 주제다. 투자 전문사이트 더스트릿닷컴의 재테크 칼럼니스트 조 몬트가 7가지 문학 작품에서 돈과 관련한 교훈을 끄집어냈다. 몬트의 아이디어에 살을 덧붙여 위대한 문학에서 돈에 대해 배워본다.



◆위대한 개츠비-문제는 돈이 아니다
위대한 문학에서 배우는 돈에 대한 7가지 교훈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소설 중의 하나인 F. 스콧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전달하는 가슴 절절한 교훈은 돈으로는 사랑도, 행복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개츠비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집안의 아들이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휴가 중에 데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두고 다시 군대로 돌아가야 했고 제대했을 때 이미 데이지는 다른 남자, 어마어마한 부자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다른 남자를 선택한 것은 자신에게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데이지의 사랑이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만큼 개츠비는 사랑의 변덕스러움에 무지했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돈 때문에 떠났으니 돈만 벌면 다시 데이지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다 동원해 엄청난 돈을 번다. 그에게 돈은 데이지의 사랑과 그 사랑으로 인한 행복을 사기 위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개츠비는 돈으로 데이지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없었다. 자신에게 닥칠 예상치 못한 허무한 죽음과 비극도 피할 수 없었다. 돈은 중요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개츠비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돈이 없어 안 된다'거나 ‘돈만 있으면 해결될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개츠비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이 생각은 틀린 것일 수 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다른 것, 어쩌면 당신의 마음일 수 있다.

◆모비딕-돈을 감정으로 다루지 말라
위대한 문학에서 배우는 돈에 대한 7가지 교훈
당대에 인정 받지 못했던 불운한 작가 허먼 멜빌의 ‘모비딕(백경)’은 전혀 돈과 관계없는 얘기다. 멜빌 자체가 돈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모비딕’은 자신의 한쪽 다리를 앗아간 흰고래 ‘모비딕’에게 불타는 복수심만을 간직한 선장 에이허브의 무모한 도전과 비극에 관한 이야기이다.

에이허브 선장은 ‘모비딕’에 대한 복수심으로 모든 위험을 다 감수한다. 복수라는 열정이 그의 정신을 지배한다. 그에게는 ‘모비딕’에 복수할 때 감수해야 하는 위험에 대한 이성적 분석이 없었다. 그저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다의 악마 ‘모비딕’을 잡는데만 혈안이 돼있다.

성공한 사람 대다수는 가슴 벅찬 열정, 지칠 줄 모르는 투지를 가지고 인생의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열정과 투지는 때로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열정과 투지로 성공한 사람도 많지만 그 열정과 투지에 눈이 가리워 이성이 마비된 채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실패한, 이름 모를 사람도 많다.

에이허브 선장은 또 큰 것 하나, '모비딕'만 잡으면 인생이 성공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허브 선장처럼 큰 것 하나, ‘한탕’을 노린다. 작은 것 하나하나를 견실히 쌓아가는 성실함은 없다.

괜찮은 종목 하나 잡아 성공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는가. 큰 거 한 건을 노리지 말라. 부는 현실적인 매일의 성실함 속에서 쌓여간다. 열정을 갖되 현실에 눈 멀지 말라. 가슴엔 열정을 머리엔 이성을. 에이허브 선장에게 결여된 것은 이성이었다.

◆리틀 도릿-과도한 부채는 재난이다
‘위대한 유산’과 ‘올리버 트위스트’의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작품이다. 디킨스는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당대에도 인기 많은 행복한 작가였다. 덕분에 그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디킨스의 작품에는 돈의 여러 가지 측면이 나타난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비참한 가난이 묘사돼 있고 ‘크리스마스 캐롤’에는 인색함의 부정적인 면과 기부의 행복이 표현돼 있다.

하지만 인생과 돈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고찰을 담고 있는 소설은 아마 국내에 번역되지 않아 덜 알려진 ‘리틀 도릿’일 것이다.

소설의 전반부는 가난에 관한 것이다. 에이미 도릿은 아버지 윌리엄 도릿이 큰 빚을 지고 채무자 감옥 ‘마샬시(Marshalsea)’에 갇힌 탓에 언니, 오빠와 함께 감옥에서 자라난다. 성장한 후 감옥에서 풀려난 도릿은 온갖 고생을 다해 가며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아버지와 철없는 언니, 오빠를 부양한다.

그러다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유산을 상속 받으면서 도릿 가족은 하루 아침에 거부가 된다. 따라서 소설의 후반부는 부에 관한 것이다. 도릿을 도와줬던 아서 클레넘은 반대로 전반부에서는 부유했으나 후반부에서는 투자 실패로 채무자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더 스트릿닷컴의 몬트는 디킨스가 1825년 영국을 휩쓸었던 은행 위기의 기억을 떠올려 소설 속에 비슷한 상황을 재현했다고 지적했다. 또 ‘리틀 도릿’에서 얻을 수 있는 돈에 대한 교훈은 과도한 채무가 은행은 물론 사회 전체에 재난이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부채와 차입에 의한 투자는 윌리엄 도릿과 아서 클레넘이 채무자 감옥에 갇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매우 위험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더 깊은 진정한 교훈은 돈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다는 점, 그런데 그 돈의 있고 없음에 따라 인간은 교활하게 변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가운데 에이미 도릿은 돈의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한결 같은 성실함과 겸손함을 갖춘 인물로 묘사된다. ‘리틀 도릿’을 통해 디킨스가 말하는 진정한 돈에 대한 교훈은 가장 큰 자산은 소유하고 있는 돈이 아니라 에이미 도릿처럼 사람 그 자체라는 점이다.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부자를 만드는 것은 절약과 근면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참여했던 인물 벤저민 프랭클린이 달력을 만들 때 적어 놓았던 돈과 사업에 관한 경구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검약과 부지런함이 부자를 만든다는 평이한 진리를 담았지만 옆에 두고 읽어보면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음자세를 가다듬는데 도움이 되는 보석 같은 책이다. 다음은 책 속에 포함된 경구 일부이다.

지출 관리: "티끌 모아 태산." "작은 구멍이 큰 배를 침몰시킨다."

근면: "쇠붙이를 못 쓰게 만드는 녹처럼 나태함은 노동으로 지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우리의 몸을 갉아 먹는다. 한편, 늘 사용하는 열쇠는 항상 반짝이기 마련이다."

가난에 대한 경고: "빈 자루는 똑바로 서 있기 어렵다."

빚에 대한 경계: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빚을 지는 것보다 낫다."

퇴직을 대비한 저축: "5실링을 잃어버린 사람은 단지 5실링만 손해본 것이 아니다. 5실링을 저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까지 잃어버린 것이다. 5실링을 저축해 이자가 붙으면 젊은 사람이 나이가 들었을 때 상당한 양으로 늘어날 것이다."

윤리: "부정직한 이득을 피하라. 어떠한 가격으로도 악덕의 격렬한 고통을 보상할 수 없다."

현실적인 기대: "행운을 기다리는 사람은 저녁을 먹을 수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이솝우화 중 구두쇠-돈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한 구두쇠가 살았다. 그는 모든 재산을 팔아 금괴로 바꾼 뒤 자신만 아는 장소에 묻어두고 매일 가서 보고 좋아했다. 어느 날 하인 하나가 구두쇠의 비밀을 알아채고 금괴를 훔쳐 달아났다. 구두쇠는 세상이 끝난 것처럼 괴로워하며 운다. 이 모습을 보고 이웃사람이 냉정하게 말한다. "당신에겐 그 금괴가 있든 없든 상관이 없소. 어차피 바라만보고 좋아할 거라면 오늘부터 돌덩이를 묻어두고 바라보고 좋아하면 마찬가지 아니겠소."

이웃사람의 차가운 반응은 2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첫째, 부는 절대적인 규모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구두쇠는 어차피 금괴를 써버릴 생각이 없었다. 그저 금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았다. 그러니 마음을 바꿔 돌덩이를 바라보고 좋아하기로 결심한다면 금괴를 바라보고 좋아하든 돌멩이를 바라보고 좋아하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교환 수단으로써 금괴의 가치가 문제가 아니니 마음만 바꾸면 될 일이다.

둘째, 돈 자체는 목적이 될 수 없다. 구두쇠에겐 금괴 자체가 인생의 기쁨이요, 목적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돈을 원하는 것은 돈으로 얻게 되는 편리함, 주변 사람들의 존경과 부러움, 돈으로 얻게 되는 조금 더 맛있는 음식과 멋있는 옷, 좋은 차, 일하지 않을 자유 등이다.

따라서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돈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때로는 돈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그리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거나 혹은 굳이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일 수 있다.

구두쇠처럼 어리석게 살고 싶지 않다면 왜 부자가 되려 하는지 생각해보라. 진짜 돈이 좋다면 구두쇠의 이웃사람이 조언해준대로 돌덩이를 돈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돈이 많아, 나는 진짜 부자야"라고 혼자 생각하며 좋아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 스트릿닷컴의 몬트는 이외에 에드거 앨런 포의 '황금충'과 에인 랜드의 대작 '아틀라스'에서 돈에 대한 교훈을 가려냈다. ◆'황금충'은 숨겨진 보물을 찾는 이야기인데 몬트는 이 소설의 줄거리와 반대로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것은 좋지만 꿈이 근면과 노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교훈을 제시했다.

◆'아틀라스'는 생산 없는 분배, 발전 없는 평등주의, 포퓰리즘에 대한 비판을 가득 담고 있다. 아울러 개인의 자발적인 노력과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 자율성, 창의성 등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가난은 나라도 어찌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전세계의 돈을 지금 모두 거둬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분배한다고 해도 3개월만 지나면 다시 빈부격차가 생길 것이란 말도 있다. 결국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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