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IT산업의 주목할 변화와 투자기법

머니투데이 임홍빈 솔로몬투자증권 전략투자센터장 2011.07.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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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IT산업의 주목할 변화와 투자기법


삼성전자가 지난주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극심한 실적부진 사업부문의 수뇌부 교체와 부품사업간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예년과 달리 상반기 말에 단행된 점을 보면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을 떠나 필자는 IT산업에 무엇인가 새로운 기류가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떨쳐버릴 수 없다.

IT산업은 디지털화의 급전진화에 따라 동종업체간 혹은 이종업체간 왕중왕전 게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년 간은 동종업체간 지역예선전이 극렬히 전개된 시기였다. 반도체 메모리 경쟁업체 수만 보더라도 2000년 초반 15개 내외에서 현재는 5개 업체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런 치킨게임의 수혜는 한국 메모리업체였고 동기간 시장점유율은 30% 초반에서 60%로 껑충 뛰었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T산업은 경쟁자 수가 많을 때 경쟁법칙이 단순하다. 경쟁업체 대비 원가우위, 대규모 선행투자능력, 신제품 개발능력 등 누구나 알고 있는 경쟁법칙을 충실히 혹은 일사불란하게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세트업체든 부품업체든 한정된 수의 업체만 있는 리그에선 경쟁법칙이 조금 달라진다. 최근 애플의 전략을 보면 마치 프로바둑기사 9단처럼 현란한 수놀림이 느껴진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과거 세트업체 5개 이상을 대하는 것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애플은 이미 몇수 앞을 보며 바둑을 두는 셈이다. 결국 이종업체인 세트와 부품업체간 '왕중왕전'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 치킨게임 주도 등은 너무 진부한 경쟁이라는 느낌이 드는 게 현실이 됐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최근 6월 하순 이후 IT업체들의 주가가 급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IT업체의 올 2분기 실적 예상치는 저조할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업체 주가는 앞으로 2~3개 분기 동안에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예를 들자면 홀수년 2분기말 시점에 매수해서 짝수년 2분기 초에 매도하면 승률이 80% 이상 된다. 이를 홀수년은 대형 이벤트가 없지만 짝수년에는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수요를 부추기는 국제이벤트로 혹은 투자사이클의 2년주기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올해는 홀수해고, 현 시점은 2분기 말을 갓 지났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가상 정점은 언제일까. 짝수해 1분기 실적발표 즈음이다. 예전에는 4월28일 충무공 탄신일 전후였지만 올해는 잠정 실적발표 시점이 분기 초로 당겨져서 4월 초가 정점일 경우가 높은 것이다.

주목할 점은 또 있다. 주가는 일반적으로 경기사이클에 6개월 선행해서 움직인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최근 정보의 유통경로가 단기화되면서 이 사이클이 더욱 당겨지고 있다. 그런데 IT업체 주가는 경기 정점에선 3개월에서 1~2개월 선행하는 면이 있고 경기저점에선 동행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IT업체 주식에 투자하려면 타 산업보다 부지런한 면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주가가 상당기간 상승한 시점에 IT산업의 기존 흐름에 문제가 없음에도 주가하락이 급격히 이뤄질 때는 일단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IT업종은 경기민감적 산업이라 제품 수급상 공급 우위로 한번 반전되면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매우 높다. 이 부분에서 분기실적이 그런 대로 괜찮고, 밸류에이션상 저평가라는 전문적 식견 등을 비웃듯 주가는 하락하곤 한다. 수급상 공급 우위가 확인되는 시점에 이상하리만치 주가는 그 시점에 저점을 형성한 후 횡보 혹은 상승 반전한다는 점이다. 이번 반도체 메모리업체 주가 역시 이런 전철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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