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G가입자 없었다면 4G도 없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1.07.0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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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서비스 이용자 KTX서 통화단절…KT, 2G용 설비는 설치안해

[기자수첩]"2G가입자 없었다면 4G도 없다"


얼마 전 자신을 KT 2세대(2G) 이동전화서비스를 이용하는 40대 남자라고 소개한 한 독자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e메일은 집인 부산과 주요 활동장소인 인천을 오갈 때 KTX를 자주 이용하는데 KTX를 타면서 겪은 통화불편을 하소연하는 내용이었다.
 
이 독자는 지난해말 KTX가 터널을 통과할 때 전화가 끊기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고 이후부터 KTX를 탈 때마다 터널에서 통화단절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 그럴 때마다 전화기 저편에서 '서비스지역이 아닙니다'라는 안내메시지만 들어야 했다는 불만이었다.
 
이 독자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문의해봤다. 그랬더니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은 터널에서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터널내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설치하고 있다"며 "그러나 KT는 현재 3세대(3G)용 중계기만 설치하고 2G용 설비는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터널에서 2G폰 통화가 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가 KTX 터널에 2G설비를 뺀 것은 2G서비스 종료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KT는 당초 6월말 2G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었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잔존 2G 가입자가 많다는 이유로 결정을 유보했다. 이에 KT는 7월중 서비스 종료를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KT가 수익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2G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유한한 자원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그러나 KT는 2G서비스를 중단할 때 하더라도 그 전까지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게 이 독자의 지적이다. 왜냐하면 가입자에게 이용료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
 
7월1일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서비스를 시작한다. 두 회사 모두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저마다 벼른다. 그러나 앞서 이 독자가 제기한 불만처럼 기존 가입자를 소홀히 해서는 LTE에서도 1등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G 가입자 없이 3G 가입자가 탄생하지 않았듯이 4G LTE서비스 역시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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