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다이어트’로 ‘경제’를 설명한다

머니투데이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2011.06.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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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다이어트’로 ‘경제’를 설명한다


질문1) 짧은 시간에 살을 확 빼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요?
질문2) 며칠을 굶어서 좀 뺐다 싶은데 왜 확 다시 찔까요?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정답은 ‘우리 몸이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10kg을 뺐다는 사람 이야기는 많죠. 하지만 주변에서 직접 보신 일은 좀 드물지 않습니까? 많은 분들이 2~3일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가 체중계에 올라가시면 실망스런 탄식과 함께, ‘이 방법은 나하고 안 맞는 것 같다’고 포기하십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은 ‘다이어트’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최근 ‘Obesity (비만학)’에 실린 미국 일리노이 대학 그레고리 교수의 연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쥐를 대상으로 24시간 금식 다이어트를 시키고 체내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복잡한 호르몬과 신경전달체계 변화를 간단하게 이야기한다면, 금식 후 쥐의 몸 안에서는 ‘몸에 안 좋은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되도록 소비하는 열량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열량은 최대로 저장하는 방식으로 몸을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급작스럽게 식사량을 감소시키는 다이어트방법이 체중을 지속적으로 줄이지 못하는 것이고, 정상식사량으로 돌아가면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레고리 박사에 의하면 다른 쥐들에게 12주에 걸쳐 낮은 열량의 먹이를 주면서 다이어트에 적응시킨 후 24시간의 금식 다이어트를 시행해 보니까 정상 먹이를 준 뒤 갑자기 24시간 금식 다이어트를 시킨 쥐들이 5% 체중 감소가 일어난데 비해 체중 감소가 18%나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니 갑자기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 보다 천천히 열량을 줄여가면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가정의 경제도 마찬가지죠. 급작스런 경기침체로 인해 가족의 수입이 갑자기 준다면 가족들은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수입은 최대한 저축하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천천히 경기침체가 일어나서 수입이 천천히 줄어든다면 소비 위축도 느리게 일어날 것이고 저축량도 느리게 증가되겠죠.

‘미시(microscope)로 거시(macroscope)를 설명한다’는 말이 이 경우에도 적용될지 모르겠지만, 인체의 ‘다이어트’로 ‘경제’를 생각해보니 왠지 이해가 되는 것이 많습니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해서 ‘다이어트를 알면 주식도 보인다’ 같은 책을 쓰면 잘 팔릴까요?

글쎄요.....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꽤 아는 체하지만, 주식은 꽤 말아먹은 편이라서 그냥 제 하는 일이나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간만에 ‘경제지’에 어울리는 글을 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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