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기업금융'으로 中시장 뚫는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오상헌 기자 2011.06.16 09:47
글자크기

[금융강국 코리아]<5> 김명식 산업은행 중국총괄점포장 인터뷰

"중국 경제정책의 초점이 부국(富國)에서 부민(富民),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중국 내수시장을 뚫으려는 국내외 기업이 더 늘어나면 국내 은행들에도 큰 기회가 될 겁니다".

산은 '기업금융'으로 中시장 뚫는다


지난 1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김명식 산업은행 중국총괄점포장 겸 베이징 지점장(사진)의 말이다. 김 총괄점포장은 중국 정부가 낙후된 지역 개발과 내수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현지 기업금융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들이 속속 현지법인화하는 것과 달리 지점 형태의 영업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개인을 상대로 한 위안화 소매금융 업무엔 제한이 있지만 특화된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금융에 중국 영업의 포커스(초점)를 맞추고 있다.

산업은행의 중국 지역 영업 규모는 지난 5월 말 현재 총자산 20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 말과 견줘 18% 성장했다. 이 중 80%가 대출자산으로 구성된다. 산업은행 북경 지점의 경우 중국 기업고객 확보 등 꾸준한 현지화 노력으로 지난 2009년 말 10%에 그쳤던 중국기업 거래 비중이 5월 말 현재 30%로 3배나 늘어났다.



김 총괄점포장은 "중국 경제가 긴축 모드로 접어들고 금융권의 신규대출도 억제되면서 중국내 기업의 금융수요가 크다"며 "우량 중국 기업을 상대로 기업금융 전문은행의 강점을 살린 마케팅 활동을 편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선 외국계은행들이 기업금융을 하는데 제약이 많다. 중국기업들의 재무상태나 회계감사 자료가 태부족한 데다 재무제표를 그대로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시스템 상 담보가격의 정확한 평가도 어렵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중국 진출 이후 거래한 중국 기업의 부실화 비율이 현저히 낮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쌓은 대출 심사 노하우를 적용해 빠른 대출 심사와 수준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 상대적으로 우량 기업이 거래를 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총괄점포장은 "중국 기업의 경우 리스크만 잘 관리하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 확대가 가능하다"며 "경험적으로 중국 기업의 부실화 비율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보다 오히려 낮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중국 내 미래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중소형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기업금융과 투자은행 업무를 주로 하는 CIB(Corporate Investment Bank) 전문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해엔 중국 내 투자기업 상장으로 2000만 달러의 투자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