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허망한 추락'.. 바닥이 안 보인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5.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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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예상엎고 3년연속 적자 수모

소니의 추락이 깊어지고 있다.

소니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지난해 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 2600억엔(32억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년연속 적자로 특히 적자폭은 1994년 2933억엔 이후 사상 두번째 규모다.
소니의 순익 변화(출처: 파이낸셜 타임스) 소니의 순익 변화(출처: 파이낸셜 타임스)


특히 애초 700억엔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소니와 투자자에게는 큰 충격이다.

소니는 장래 수익을 예상해서 회계상 이연법인세자산을 계상했다가 서둘러 충당금 약 3600억엔을 결산에 반영하느라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총 170억엔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이 소니의 실적추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다른 일본의 제조업체처럼 서플라이 체인(공급망)도 큰 타격을 입은 데다 후쿠시마 원전 중단의 영향을 계속될 예정이어서 지진의 타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지진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1500억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소니의 가토 마사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3일 “올 상반기동안 제품제조에 중요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금문제는 회계상의 문제일뿐이라며 영업이익은 2년연속 흑자라고 설명했다.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최고경영자.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최고경영자.
소니의 부진이 이처럼 깊어지면서 2005년 소니 왕국에 발을 들여놓은 하워드 스트링거 최고경영자(CEO)의 불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트링거 CEO는 공장 폐쇄, 1만6000명에 달하는 근로자 감축, TV 부문 등 전자제품 제조의 아웃소싱 등 비용절감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와 같은 경쟁업체와의 차이를 좁혔나 글로벌 금융위기, 갑작스런 엔고, 배터리 폭발사고, 복제방지를 위해 CD에 설치한 소프트웨어 루트킷(rootkit)이 일으킨 스파이웨어 논란 등 수많은 난관과 경쟁해야만 했다.


소니의 비디오 게임 사업부분 사장인 히라이 카즈오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은퇴를 고려하고 있는 스트링거 CEO에게도 승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니는 블루레이 채택, 7700만명의 유저를 끌어들인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와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결합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특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와 같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는 애플과의 경쟁에서 있어 큰 희망이다. 스트링거 CEO의 전임자들이 소니의 전통적인 사업(TV 제조등)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디지털 뮤직, 비디오 등을 꼽았던 것과는 정 반대다.

하워드 CEO 관련 책을 쓴 가타야마 오사무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링거는 경쟁모델로 애플을 꼽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트링거 CEO는 지난주 리더십과 관련한 질문에서 “CEO로서 나는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킹 등에서 어떻게 해킹이 발생했는지 다각도로 조사중”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테지만 우리는 거기에 없었다”면서 급여를 깎을지 묻는 질문을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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