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더니 -15%" 하나금융 우리사주 발동동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1.05.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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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분위기에 일부직원은 대출받기도...보호예수로 1년간 발 묶여

"청약에 참여하라고 해서 대출까지 받아서 샀는데 두 달여 만에 -15%라니 기분 좋을 리 있겠습니까."

외환은행 인수 무산 우려에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 못지않게 노심초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 천 명의 하나금융 임직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자의반타의반'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두 달도 채 안 돼 15% 가량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중 상당수는 유증 참여를 위해 대출까지 받은 상태지만 보호예수에 묶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17일 금감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하나금융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우리사주조합에 총 71만4000주를 배정했다. 금액으로는 약 306억원(주당 4만2800원).

당시 하나금융은 우리사주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직급별로 100~400주 가량을 배정하는 등 유증 참여를 독려했다. 임직원 최대 청약한도를 모두 합칠 경우 우리사주 배정물량의 4배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제 청약경쟁률은 1.07대 1에 그쳐 겨우 청약을 마감했다. 유상증자 전체 청약경쟁률은 0.91대 1로 미달됐다.



하나금융 계열사 한 관계자는 "합병 호재를 보고 청약에 나선 직원들도 많았지만 회사 차원의 독려에 마지못해 주식을 산 직원들도 있다"며 "혹시나 했는데 상황이 악화되면서 회사 분위기도 침울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보류하자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세다. 16일 역시 3.57% 떨어진 3만6500원으로 마쳐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상증자 발행가 대비 14.7% 이상 하락한 것으로 우리사주 평가손실은 45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상당수 직원은 유증 참여를 위해 증권금융 등에서 우리사주 대출까지 받아 매달 5% 정도의 이자까지 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다른 유증 투자자들과는 달리 우리사주는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운신의 폭이 좁은 상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가손실에 대출이자까지 고려하면 유증에 참여한 투자자중 최대 피해자는 아마 나홀로 보호예수에 걸린 임직원들일 것"이라며 "실권주까지 임직원들에게 배정됐더라면 더 큰 낭패를 볼 뻔 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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