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인권과 환율 명분으로 투자확대 실리 챙겨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송선옥 기자 2011.05.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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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G2 시대’확인

미국은 인권과 위안화 절상이란 압력을 명분으로 내걸고 속으로는 중국의 투자확대라는 실리를 챙겼다. 중국은 시장경제의 지위를 승인 받고 미국의 첨단기술제품 수입이란 성과를 얻었다. ‘G2 시대’가 활짝 열렸음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는 회담이었다.

지난 9, 10일 이틀 동안 워싱턴에서 열린 ‘제3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는 ‘아픈 곳은 가급적 건드리지 않고 필요한 것은 챙기는 실속 있는 회담’이라는 평가를 내릴만하다. 48개항에 달하는 공동합의문과 20개항에 이르는 ‘경제강화 지속가능 균형성장 및 경제협력을 위한 미중 프레임워크(이하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것만 봐도 이번 회담이 사전에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회담 후 중국 인권이나 위안화 절상,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서 부분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점이 있었다는 볼멘소리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불만은 필요한 것을 더 많이 챙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자 불만세력에 대한 립 서비스인 것으로 여겨진다.

◇만족감을 나타낸 가이트너와 왕치산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장관은 S&ED가 끝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중국의 대미 투자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이번 대화에서 양국이 상호 투자를 촉진하기로 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미 투자는 양국에게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미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주목하며, 미국도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대화에서 중국은 풍력발전을 비롯한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 투자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중국측 수석대표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도 폐막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첨단기술제품의 중국 수출규제를 완화하고 미중상무연합회를 통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를 승인키로 하는 등 이번 S&ED가 긍정적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왕 부총리는 "이번 대화에서 '프레임워크'가 체결된 것은 양국이 앞으로 더욱 크고 긴밀하며 광범위한 경제협력을 이뤄나갈 것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면치레에 그친 인권, 한반도 문제
이번 S&ED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에 대해 확실히 따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4월말에 있었던 미중인권대화 직후에 반체제 인사들의 행방불명 등에 대해 해명과 재발방지 및 인권제고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48개항에 달하는 ‘공동 합의문’에서 인권과 관련된 것은 “5항. 최근 중국에서 거행된 미중인권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평등과 상호존중의 원칙 아래 양국이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하며 내년에 워싱턴에서 미중인권대화를 열 것을 기대한다”는 것에 불과하다.

“중국의 인권 상황이 실제로 많이 진전되고 있는 만큼 미국은 진전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주기 바란다”(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는 중국의 주장에 미국이 거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모든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하지 않았다”며 “양국은 S&ED를 통해 상호 신뢰를 확립하고 서로의 관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등 많은 진전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미국과 중국은 역사와 문화 발전단계 및 발전 모델이 다르다”며 중국의 입장을 상당히 존중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북한 및 이란문제(18항)와 수단문제(19항)도 간단하게 원칙적 태도 표명에 그쳤다. 양국 간 경제협력 문제 외에 다른 것은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셈이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위안화 절상
위안화 절상은 미중 회담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 메뉴다. 이번에도 역시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중국이 소비자물가 안정이라는 자체 필요 때문에 이미 상당한 속도로 절상하고 있는 만큼 쟁점의 강도는 낮은 상태였다.

가이트너 재무부장관이 "중국이 적절한 수준으로 보다 빠르고 다른 무역 상대국의 통화에 대해 폭넓게 절상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 부부장이 "양국은 위안화 절상에 동의했으나 절상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고 밝혀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견의 정도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양국은 이번 S&ED에서 ‘전면적이고 호혜적인 미-중 경제동반자 관계의 건설’이라는 주제 아래 △무역 및 투자 합작 촉진 △금융 시스템 개선 및 금융감독 강화 △경제구조조정 및 발전 모델 전환 추진 △지속가능성장 및 균형성장 강화 등에 합의함으로써 양국간 경제협력은 더욱 밀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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