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16년에 미국 앞선다” vs “No, 비행기 태우지 마라”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5.03 10:32
글자크기

[차이나 워치]인민일보, IMF에 정면 비판..“중국 책임 묻기 위한 것일 뿐”

“중국이 2016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IMF(국제통화기금)의 평가는 지나친 ‘비행기 태우기’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인민일보(해외판)가 3일, 구매력평가로 계산한 중국의 2016년 GDP(국내총생산)는 19조달러로 세계 GDP의 18%를 차지하면서 18조8000억달러(17.7%)에 머무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지난달 25일 발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기사 제목을 아예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아첨의 혐의가 있다(有捧殺之嫌)"로 달았다.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는 국가간 환율을 실질실효환율을 계산하는 30여 가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해 정확성이 떨어지고, GDP는 나라의 국력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데 여러 가지 한계가 있는데다, 설령 중국 GDP가 미국을 앞선다고 해도 1인당 GDP는 미국의 4분의 1도 안되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IMF도 PPP와 GDP가 갖고 있는 이런 한계를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중국이 미국을 앞선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중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국제적 책임을 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인민일보의 분석이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천펑잉(陣鳳英) 세계경제연구소장은 “위안화의 지난해 평균환율은 달러당 6.77위안으로 계산한 GDP는 5조8700억달러였던 반면 PPP환율, 4.066위안으로 환산하면 10조달러를 넘었다”며 “2016년에 기준환율로 본 GDP는 중국이 11조2200억달러로 미국의 18조8000억달러보다 40.3%나 적다”고 지적했다.

칭화대학교의 따오원자오 중미관계연구센터 연구원도 “2016년에 중국의 1인당 GDP는 1만3720달러로 미국(5만7330달러)의 23.9%에 지나지 않는다”며 “GDP는 종합국력을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하려면 10년 내지 2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오 연구원은 “현재 세계 GDP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올 경제성장률이 3~3.5%로 회복되는 등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은 12차5개년계획(12.5規劃) 기간 중 성장률 목표를 7%로 떨어뜨리고 분배개선 등 체질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하는 시간은 늦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싱예(興業)은행의 루쩡웨이(魯正委)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인구가 13억명을 넘어 세계 최다인 상황에서 경제총량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설령 PPP 기준으로 2016년에 중국이 미국을 앞지른다 해도 질적인 측면에서 세계 제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환치우왕(環球網, 인민일보 산하의 환치우스빠오 인터넷망)에서 IMF 분석과 관련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1%가 IMF 분석을 믿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또 절반이 넘는 55.3%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것은 20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경제가 과다인구 및 노령화, 계층 지역 도농간 빈부격차, 효율성 저하, 고실업률, 주식 및 부동산의 버블, 인금인상 압력 등 여러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세계 최대경제대국’이라는 치켜세움에 우쭐대다가는 상당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의 시각을 상당히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IMF의 중국 비행기 태우기와 그런 속셈을 읽어내고 조심해야 한다고 비판에 나선 인민일보의 지상(紙上) 대결. 그것은 ‘G2'로서 글로벌 주도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날카로운 신경전을 대신해 벌어지는 대리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9일과 1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제대화’의 전초전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중의 주도권 다툼이 어떻게 펼쳐질까. 한국의 1,2대 교역대상국인 두 나라의 힘겨루기는 우리에게도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직접적 도전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