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재보선, 대권구도 변화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1.04.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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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압승, 한나라당의 참패였다. '여당의 무덤'이라는 재보선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결과가 더욱 뼈아프다. '1 대 2'의 단순한 산술적 스코어 탓이 아니다. '천당 아래 분당'이었다. 그 철옹성이 무너졌다. 다른 곳을 다 이겨도 분당에서 지면 진 거였다. 그만큼 상징성이 큰 곳에서 패배했다. 김해을을 건졌지만 말 그대로 완패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충격을 넘어 패닉 그 자체의 결과다.

충격적인 재보선 결과로 향후 대권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번 선거 최대의 수혜자가 됐다. 김해에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에게 통 큰 양보를 했다. 한나라당의 심장부에서 단기필마로 뛰어들어 짜릿한 승리도 쟁취했다.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늘 유 대표에게 뒤졌던 그다. 지금껏 대권 구도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대 유 대표의 양 강 구도였다. 재보선 결과 그 구도가 깨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 손학규 구도가 가시화될 공산이 매우 커졌다.

반면 유 대표는 큰 타격을 받았다. 정치적 입지가 급속히 약화될 전망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는 국참당의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친노 그룹의 분열을 초래한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유 대표가 친노 그룹의 적자인지 의구심을 사게 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의 악몽도 떠오른다. 야권 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에 도전했다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또 다시 국참당 후보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의 합당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권 탈환을 위해 단일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질 전망이다.

박 전 대표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재보선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지만,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를 만들어 나름 관심을 가졌다. 결과는 큰 차이의 패배로 돌아왔다. 강원도도 충청도와 비슷해졌다.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보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간 대세론을 등에 업고 독주를 해왔다. 이번 재보선 결과 강원도는 물론 수도권의 표심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내년 대선 구도가 박 전 대표와 손 대표 간 양 강구도로 전환되고, 승부 역시 일방적이 아닌 박빙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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