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호, 43억원 들여 고향사람에게 집 지어줘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4.2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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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차이나]까오치앙(高强) 허베이루이셩부동산개발회사 사장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비행기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깝습니다. 5000여년 동안 국경을 맞대고 이웃처럼 살고 있어 더욱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실상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멉니다. 홍찬선 베이징 특파원의 ‘니하오 차이나’는 먼 중국을 가깝게 알 수 있도록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소개합니다.

“1000만위안(17억원)을 들여 별장 15채를 지은 뒤 모두 고향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줍니다. 게다가 1500만위안(25억5000만원)을 더 투자해 고향사람들에게 먹고 살 수 있도록 농경지 1만2000평을 조성해 줍니다.”

고향 사람을 위해 2500만위안(42억5000만원)을 공짜로 선뜻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한 달에 8위안(1360원)밖에 벌지 못하던 이농(離農) 소년이 고생고생해서 겨우 수백억원 규모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시작한 뒤에 말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맨 손으로, 그것도 중학교 졸업이란 초라한 졸업장을 갖고서, 수백억원 대의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배를 주리고 옷도 제대로 차려 입지 못하고 한데서 잠을 자면서 어렵게 번 생살 같은 돈을, 42억5000만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선뜻 내놓는 것은 더 불가능한 일이다.

까오치앙 사장이 고향사람에게 공짜로 주기 위해 짓고 있는 별장들. ▲출처=충칭완빠오 까오치앙 사장이 고향사람에게 공짜로 주기 위해 짓고 있는 별장들. ▲출처=충칭완빠오


그런데 이런 불가능한 일을 한 사람이 있다.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하는 까오치앙(高强, 39) 허베이루이셩부동산개발회사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아직 40도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큰 부자가 됐고, 부자 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고향의 은덕을 잊지 않고 수백 배로 갚는 감동의 자선 스토리를 ‘충칭완빠오(重慶晩報)가 소개했다.



까오치앙 사장이 2000만위안을 들여 15채의 별장을 짓고 있는 곳은 충칭(重慶)시 창셔우(長壽)구 스앤쩐(石堰鎭) 싱쭈앙(興庄)촌. 그가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던 고향이다.

이곳에는 모두 35호의 주민이 살고 있다. 까오 사장은 고향 사람들을 위해 15채의 별장을 짓고 있다. 모두 공짜로 입주해 살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가 짓고 있는 별장은 400㎡(약123평) 짜리 3채와 260㎡(약80평)짜리 11채, 그리고 500㎡(약154평)짜리 한 채다. 400㎡ 별장에는 식구가 적은 네 가족이 살고, 260㎡ 별장에는 식구가 많은 두 가족이 살며, 500㎡ 별장에는 가족이 가장 많은 한 가족이 살게 된다.

지난해 11월7일 집을 짓기 시작해 공사가 한창인 이 별장들이 완공되면 35호의 고향 사람들은 각자 식구 수에 맞게 무료로 입주해 살게 된다. 그러면 고향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집만 있고 먹고 살 생업이 없으면 어쩌란 말이냐.


까오치앙 사장은 이것까지 염두에 두었다. 바로 고향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허물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작지로 만들어 줄 예정이다. 모두 600무(약1만2000평)에 이르는 땅을 경작지로 만들고, 씨앗과 새끼 가축(소 돼지 개 등) 등을 마련하는 데 2000만위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까오 사장은 이것도 모두 공짜로 제공키로 했다.

까오 사장은 또 고향 사람들이 입주해 살 15채의 별장 외에 오락실과 휴식광장을 겸하는 헬스 시설도 건립할 예정이다. 주변에는 공원도 만들어 나무도 심는다. 이를 위해 추가로 500만위안을 투자한다. 총 투자금액이 2500만위안에 이르는 것이다.

고향 사람들은 물론, 관할 관청 공무원들도 까오치앙 사장이 이런 구상을 밝혔을 때 믿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까오 사장이 사기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 해당 공무원이 까오 사장의 회사가 있는 허베이성 스자쭈앙(石家庄)시에 찾아가 실태 확인을 벌였을 정도였다.

자신들이 들어가 살 별장을 짓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즐거워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출처=충칭완빠오자신들이 들어가 살 별장을 짓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즐거워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출처=충칭완빠오
무엇보다도 까오 사장의 아버지인 까오쭈안충(高專忠, 73)도 처음에는 반대했다. “그렇게 어렵게 번 돈을 감사할 줄도 모르는 고향 사람들을 위해 2500만위안이나 들여 집을 지어주고 농경지를 제공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이유였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도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것에 동의했다.

까오 사장은 왜, 어떤 생각으로 고향사람들에게 공짜로 집을 지어주고 농경지를 마련해 줄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까오 사장의 성공 스토리와 이런 일을 하게 된 이유를 계속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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