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베이징' 개설, 아시아나 주도권 잡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1.04.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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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베이징 하루 2회 운항 차질...비즈니스 이용객 환영

중국과 교역이 많은 S사의 김모 사장은 1주일에 사흘 이상은 서울과 베이징을 오간다. 잠실 자택부터 기사가 운전을 해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적어도 2시간 이상 소요된다. 베이징·상하이·도쿄 정도는 일일생활권이라고들 하지만 김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도쿄 하네다 출장은 김포에서 출발해 편리한 데 베이징만은 인천을 꼭 가야 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김포에서 인천 사이에 왕복으로만 2시간 이상이다. 여기에 인천공항 전용도로 교통세까지 꼬박꼬박 내다보면 비용 낭비란 생각까지 든다." 오는 7월이면 김 사장의 불만이 상당부분 누그러질 전망이다. 김포-베이징노선이 개설돼서다.



◇7월부터 김포-베이징 주14회 운항=국토해양부는 중국 민용항공국과 7월부터 매일 2회(중국 포함 일 4회) 범위에서 양국의 각 2개 항공사가 김포-베이징구간을 운항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합의는 베이징과 서울돥도쿄를 잇는 '베세토' 라인의 완성을 의미한다. 한·중·일은 각각의 수도를 편리하게 오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김포-하네다, 베이징-하네다 노선을 개통했다.



남은 김포-베이징 노선은 한국과 중국이 2009년 1월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김포-베이징 노선을 새로 개설하자는 한국 측 주장에 중국은 베이징공항의 이·착륙 가능시간(슬롯) 부족과 인천-베이징간 공급 과잉을 이유로 수용불가론을 펴왔다.

결국 우리 정부가 중국의 입장을 수용해 인천-베이징 운항사가 운수권과 슬롯을 전환해 운항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인천-베이징 운항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각각 주18회, 주24회 운항 중이다. 중국 항공사는 국제항공 주21회, 남방항공 주14회를 운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포-베이징 이용시 인천공항에 비해 왕복 접근시간은 50~60분, 접근비용도 5000~5만6000원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인천-베이징 탑승객은 2008년 120만532명에서 지난해 143만6536명으로 2년 만에 20%가량 증가하고 탑승률은 76.1%에 달했다.


◇업계의 득실은=대한항공은 김포-베이징 노선 추진에 반대해왔다.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으로서 힘이 분산돼 국익에 반한다는 논리였다.

대한항공 측은 "인천-베이징 승객 수요가 김포로 분산되면 환승률이 떨어지는 등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된다"며 "이는 인천공항의 힘을 떨어뜨리고 베이징공항을 키우려는 중국의 계산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대한항공의 이런 주장을 의식한 듯 보도자료에서 인천공항 허브화 저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토부는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환승률은 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요 노선의 환승률은 미국 LA가 36%로 가장 높고 런던 34%, 뉴욕 32%, 마닐라 29% 등이었다는 데이터도 제시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의 주장 이면에는 베이징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밀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고 본다.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아시아나는 주24회, 대한항공은 주18회를 운항한다. 이중 각각 7회를 김포로 분산한다고 가정하면 아시아나는 남은 17회로 하루 2편 이상 운항이 가능하지만 대한항공은 11회가 남아 하루 2편 운항이 불가능하다. 선택의 폭이 좁아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그래서 대한항공은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에 인천-베이징 운항편수를 건드리지 말고 신규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포-베이징 노선 개설을 계기로 아시아나가 베이징 노선에서 완벽히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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