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화학株, 과속·과열 경고등?

머니투데이 황국상, 신희은 기자 2011.04.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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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업종 연구원들 중심 "강세지속" 의견 여전히 많아… 일부선 "유의"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200 윗단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말 대비 18.18포인트(0.83%) 오른 2216.00으로 마감하며 다시 한 번 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같은 기록경신 릴레이는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쌍두마차가 코스피시장 전체를 끌어올린 덕택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15일 연중저점을 찍은 이래 30거래일만에 15.18% 상승한 것. 하지만 자동차, 화학·정유 등 주도업종의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았다.



코스피시장에 등록된 KRX 섹터지수는 총 17개로 이 중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섹터의 수는 자동차, 에너지화학, 조선, 철강 등 4개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KRX)의 KRX자동차 업종지수는 1910.53에서 2616.93으로 36.97%나 상승했다. 상승률로만 보면 코스피지수의 2배를 훌쩍 웃돈다. KRX에너지화학업종 지수도 3062.80에서 3919.22로 27.96% 올랐다.



KRX조선업종 지수의 상승률은 31.02%, KRX철강업종 지수의 상승률은 24.05%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종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고 철강업종의 경우 등락이 심했음을 감안하면 자동차, 에너지화학 업종이 꾸준하게 코스피시장을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종목별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지난달 15일 26만4500원에서 이달 25일 38만7000원으로 46.31% 올랐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5.54%, 35.98% 상승했다. OCI, LG화학 등 화학주들은 47.33%, 37.18%씩 올랐고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27.96%, 13.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업종의 상승여력이 남아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우선 해당 산업과 종목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은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화학·정유업종을 담당하는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절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이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1분기 화학·정유업종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잘 나와서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실적을 발표하기 전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이 14~15배였지만 주가가 60만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재의 PER은 13배로 되레 낮아졌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OCI,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다른 화학·정유업종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를 담당하는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대지진으로 도요타의 미국, 중국 공장 가동률이 30%대로 줄어든 반면 기아차는 연이어 신차를 출시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상승세를 가속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특히 오는 11월 이후에는 기아차 국내공장 가동률이 현대차를 넘어서는 등 성장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마냥 낙관론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기록경신 릴레이를 펼치는 상황에서 단기급등한 데 대한 부담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우선 자동차 업종에서는 추가상승이 지속된다는 데 대한 이견이 없지만 화학업종에서는 일부 종목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종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데다 가격탄력성이 낮아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작고 OCI와 같은 하이브리드 화학종목의 경우도 PER이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정유와 하이브리드 화학 종목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 순수화학 종목의 경우 중국 수입감소가 예상보다 심각해 단기적 펀더멘털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합성고무와 폴리에스테르 등을 제외하고는 마진이 좋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자동차, 화학업종에서 기존에 적극적으로 매수하던 세력의 매수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상승의 안정성과 연속성 측면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들이 화학, 자동차, 조선 등은 차익실현하고 반도체, 은행 등은 매수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업종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자동차, 화학이 아닌) 반도체와 은행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2007년 말 자동차, 화학섹터가 우리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였지만 지금은 30%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들 주도섹터가 밀리게 될 경우 시장 전체적으로 미칠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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