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클럽 출입하는 27년 뱅커출신 CEO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4.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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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홍대클럽 출입하는 27년 뱅커출신 CEO


이례적으로 홍대 한 클럽에서 카드사 지점 개점 행사가 열렸다.

한쪽 구석에는 평소 출입이 '절대 금지'될만한 나이 지긋한 분들이 와이셔츠 위에 박스형 티셔츠를 겹쳐입고 자리를 잡았다.

클럽내 분위기가 무르익어 최고조에 이를 때쯤 행사 진행자는 이중 한명을 무대위로 올렸다. 그는 최신곡이나 락(Rock)부문이 있는 노래를 부르지는 못했지만 열창했다.



누군가 이 현장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고 여러사람이 깜짝 놀랐다. 클럽에서 열창한 50줄의 남자는 KB국민카드의 최기의(55·사진) 사장이었다.

최기의 사장은 혁신을 좋아한다. 다만 책상머리에서 나오는 혁신이 아닌 자율적인 분위기와 자유로운 소통에서 나오는 혁신을 추구한다.



지난 3월초 KB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해 전업계 카드사로 출범한 KB국민카드는 정말 혁신이 필요했다. 사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직원이 국민은행 출신이기에 보수적인 은행 문화에 익숙한 탓이다.

최 사장은 빙하처럼 단단한 기존 질서의 일부를 녹이기로 했다. 27년동안 금융업계에서 일하면서 금융업이야 말로 혁신의 여지가 많다고 느낀 그다. 창의력은 자율성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하도록 했다. 또 충전을 위해 휴가도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다. 직원들이 회사에 매몰되지 않고 일과 자기 삶의 조화를 누릴 때 창의력이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임원들의 보고만 받기 보다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의 일상을 전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직원들에게 친구맺기도 먼저 신청하고 있다. 클럽에서도 최 사장은 자신의 열창 장면 사진이 올라오자 사진을 올린 직원에게 "O대리 짱"이라는 답글을 바로 올렸다.

임직원들과의 소통이 1300여명의 조직에서 의사결정을 신속히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최 사장은 믿고 있다.

1956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김 사장은 부산남고와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창원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헬싱키 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 MBA,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택은행(KB국민은행에 합병)에서 뱅커 생활을 시작한 최 사장은 주택은행 영통지점장, KB국민은행 복권사업부장, 인사부장, 개인영업본부장, 여신그룹 부행장, 전략그룹 이사부행장, 카드사설립기획단 단장을 지냈다.

최 사장은 임직원간 거리가 가깝고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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