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의 흔적'…광주 10곳 중 8곳이 월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04.2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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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 후 월세 전환 확대…임대소득 목적 맞물려

전세난 이후 월세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10곳 중 무려 8곳이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급등이 세입자들의 월세전환 수요를 자극했고 매달 임대소득을 거두려는 집주인의 의중도 반영된 결과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임대차계약 조사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월세(보증금이 있는 월세 포함) 비중은 44.8%로 지난해 8월(45.1%) 이후 가장 높았다.



'전세난의 흔적'…광주 10곳 중 8곳이 월세


서울은 강남보다 강북의 월세비중이 높았다. 강북의 월세비중은 42.5%로 2008년 12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셋값이 뛴 후 세입자들이 월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강남의 월세비중은 37.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남은 전셋값이 높기 때문에 월세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집주인들도 임대소득보다 목돈을 굴리는 쪽을 선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국에서 월세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였다.

 광주의 월세비중은 무려 76.4%에 달했다. 광주의 주택 10곳 중 8곳 정도가 월세인 셈이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광주의 월세비중은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70%를 넘기도 했으나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봄 이사철을 앞둔 3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둔 가운데 외지인들이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매수한 뒤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북구 우산동 H공인중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아직까지 전셋값이 낮은 편이어서 집주인 입장에선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더하다"며 "외지인들이 투자목적으로 집을 여러 채 사들인 뒤 임대수익을 올리려고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은 임대소득을 올릴 상가나 오피스텔이 상대적으로 적어 임차인들의 아파트 월세수요가 대도시보다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의 주택거래 월세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월세를 버리는 돈이라고 생각하던 세입자들도 지난해 말부터 전셋값이 많이 오르자 차라리 월세로 전환하고 남은 목돈을 금융투자 상품에 가입해 자산을 운용하려는 발상의 전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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