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NHN' 깃발드니 SK컴즈·다음 주가 '펄럭'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심재현 기자 2011.04.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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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 상한가… 다음 "할인이유 없어졌다" 평가 속 이틀새 10%↑

다음과 네이트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으면서 포털시장에서 네이버의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제휴는 포털업체들의 주가향방에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은 일단 다음과 SK컴즈의 반NNH 연합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15일 2시 25분 현재 SK컴즈 (2,790원 ▼5 -0.2%)는 상한가(1만3550원)로 치솟았고, 다음 (46,450원 ▼350 -0.75%)은 전일대비 3.27%오른 10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NHN (187,300원 ▼1,200 -0.64%)은 장초반 하락세를 겨우 회복, 보합세로 거래되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최근 게임주의 비중을 늘리는 대신 포털주를 지속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이를 외국인들이 받아주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제휴로 다음과 SK컴즈 등 반NHN 연합의 투자매력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이 NHN을 외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NHN 무한확장...대항카드 '반NHN 연합'



다음과 SK컴즈는 지난 14일 검색광고 공동판매와 서비스 연동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는 국내검색시장에서의 절대적 지배력을 발판으로 한 네이버의 문어발식 사업확대에 대한 업계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현재 국내 검색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연간 매출액 성장률이 2009년 2.4%, 2010년 6.1%에 그치는 등 급격한 성장둔화에 빠져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내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하고, 검색광고를 직접 운영하고,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다음과 SK컴즈의 검색점유율 합계는 24% 수준이다.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 지배력이 구글을 압도하는 셈이다. 따라서 두 업체 입장에서 네이버의 무한 확장을 차단하기 위한 카드로 연합전선 구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반NHN의 파괴력은?

반NHN 연합전선이 당장 포털 및 검색시장의 점유율을 뒤흔들기는 힘들지만, 시장경쟁구도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단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에 검색광고를 위탁하고 있는 두 업체는 이번 연합으로 인해 네이버의 이탈에 따른 검색광고 단가하락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검색광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다음, SK컴즈, 야후 중 한곳에만 광고를 해도 최대 3곳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반NHN 연합의 서비스 연동의 파괴력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를 비롯해 네이트온, 다음카페, 다음메일 등이 연동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

이에 비해 소셜허브 ‘네이버me' 등 네이버의 서비스들은 폐쇄성을 갖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시장의 중심축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측면에서는 다음과 SK컴즈가 이번 연합을 통해 한발 앞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야후와 MS는 지난해 검색제휴를 통해 세계 최대의 검색 공룡인 구글의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거뒀다.

◆외국인이 주가 희비 가른다

기관들은 4월들어 10거래일 연속 NHN을 순매도했다. NHN을 매수해왔던 외국인들도 최근 3일간 매도세로 돌아섰다. 67%넘어섰던 NHN의 외국인 비중은 현재 66.88%선으로 낮아졌다.

외국인들이 NHN의 비중을 늘려온 배경은 오픈마켓 진출, 네이버재팬, 모바일 광고 등 새로운 사업들로 인해 NHN이 성장세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감에 비례해 우려감도 크다. 우선 올 4분기 진출이 예상되는 오픈마켓사업은 기존 검색 트래픽을 활용, 경쟁 사업자에 비해서는 높은 20%대 영업이익률이 예상되지만, 이는 기존 40%대 이익률을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네이버재팬도 2월 순방문자수가 전월대비 6.2% 감소하는 등 성장세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결국 다음과 SK컴즈가 반NHN 연합의 시너지를 먼저 가시화하느냐, 네이버가 신사업을 통한 성장력을 먼저 입증하느냐에 따란 외국인의 선택이 갈릴 것이라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연합전선이 단기 이벤트 성격을 넘어 다음과 SK컴즈의 투자매력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이 SK컴즈와 제휴하면서 더 이상 NHN에 비해 할인받을 이유가 없다"며 "미국에서도 2위 사업자인 야후가 구글보다 33% 프리미엄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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