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이사회, 서남표 거취 논의 없이 끝나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1.04.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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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개혁 지속적 추진에는 동의...서 총장 "이사회 질책 달게 듣겠다"

15일 오전 열린 카이스트 긴급 임시 이사회 종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오명 이사장.15일 오전 열린 카이스트 긴급 임시 이사회 종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오명 이사장.


15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강남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카이스트 긴급 임시 이사회가 서남표 총장의 거취는 논의되지 않은 채 2시간여만인 9시40분쯤 끝났다.

이사회는 학교 측에게 차등수업료제 폐지, 영어수업 축소 등 학사운영 잠정 개선방안과 사태 경과 등에 관해 보고받았다. 카이스트 측이 교수와 학생 사이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인 단계라는 점을 감안, 이날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대책도 의결되지는 않았다.



이날 오명 이사장은 "오늘 이사회는 서남표 총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현안 보고를 받는 자리"라며 "서 총장의 거취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우선 일을 수습하고 발전방안을 만든 뒤 거취를 논의해도 된다고 본다"며 "오늘 대부분의 이사님들이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 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분야 이사진들이 계셔서 카이스트에 도움이 될 많은 말씀이 있었다"며 "주로 카이스트 설립의 근본 목적, 지금까지 40여년간의 발전 결과,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등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말씀들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오 이사장은 또 "입학정책, 장학정책 등 뿐만 아니라 교육철학까지 폭넓게 논의됐으며 따뜻한 인재, 직장에서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인재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카이스트에서 보고한 몇 가지 대책 등은 내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의견수렴 중이라 차후에 완성된 안을 보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사회는 오 이사장 등 카이스트 이사 16명 가운데 화상회의 참석자인 김창원 AMKOR A&E CO 회장을 제외한 15명이 참여했다. 서 총장은 검은 양복과 넥타이에 근조리본을 착용한 채 오전 7시20분쯤 회의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그는 '사퇴하실 생각이 있느냐', '이번 사태의 원인이 뭐라고 보시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눈을 감고 무거운 표정으로 다른 곳을 응시했다. 서 총장은 이사회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고 이사님들의 질책을 달게 듣겠다"면서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또 이사회 시작 직전 곽영출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장(물리학과 07학번)은 이사회장을 사전예고 없이 긴급 방문, "이번에 학교 측이 보고할 학사운영 개선방안 등은 학생사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차등등록금제를 폐지하고 각종 위원회 등에 학생대표의 참여를 확대해 실질적인 의결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메리어트 호텔 3층 회의장 주변에는 잇달아 학생을 떠나보낸 카이스트 사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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