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한국 대체투자의 딜레마

머니투데이 수잔 프리즈 인베스트코리아 컨설턴트 2011.04.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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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한국 대체투자의 딜레마


한국은 지난 수년 간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로 도약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물론 싱가포르, 홍콩, 도쿄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를 뛰어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의 안정적이고 기업 친화적인 정부, 광범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뛰어난 인적자원은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본여건을 조성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와 같이 성장성이 높은 금융서비스분야의 역량을 증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전세계적으로 대체투자의 기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이 부문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합니다. 대체투자는 한국이 아시아 주요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부문입니다.



본 칼럼을 통해 나는 한국의 금융기업이 대체투자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대체투자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오직 투자매니저의 역량에 의해 플러스알파(α)의 이윤이 창출되는 모든 투자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체투자부문은 자산관리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서 금융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국가에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전체 뮤추얼펀드 중 헤지펀드의 비중은 5분의1에 불과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투자포트폴리오 중 대체투자(특히 연금펀드)에 할당액을 늘리는 추세이므로 대체투자의 성장잠재력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투자부문에 새로 진입하는 회사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과도한 규제입니다. 2008년 금융위원회는 한국내 공매도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가장 일반적인 헤지펀드 전략인 롱숏전략이 더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 결과 롱숏전략을 활용하던 펀드들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현재 대부분 사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서울을 금융허브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금융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합니다. 2010년 중반에 금융위원회가 규제완화에 대한 의지를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변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 런던, 홍콩이 그러했듯이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큰 자유를 허락해야 합니다.

한국 금융기업의 문화에서 발견되는 또다른 장벽은 지나치게 단기 수익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일부 대체투자 전략은 자산의 장기보유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는 유동성 프리미엄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정책이 분기별로 투자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경우 이러한 전략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최소 5년을 단위로 하는 강력한 장기 대체투자사업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체투자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한국기업들이 절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또한 한계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전문가를 육성하는 방법도 있으나 가장 빠른 해결방법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인근 금융센터에서 뛰어난 실력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는 것입니다. 금융 관련 콘퍼런스나 국제회의 같은 곳을 통해 대체투자 전문가들을 찾아 전문팀을 근본적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전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체투자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입니다. 대체투자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정부당국의 장기적인 비전 수립과 지원이 필수며,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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