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도 대호황기가 최근 마무리되고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부동산시장의 브로커인 부동산중개업은 거래로 먹고 사는 서비스업종이다. 일본처럼 버블이 붕괴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지금처럼 거래가 줄어들면 일선 중개업자들의 먹거리가 사라진다.
2009년 12월 말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 총 28만6534명 중에서 26.0%인 7만4638명이 개업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중개인(9090개)과 중개법인(411개)이다. 전체의 공인중개사 자격증 중 70% 이상이 장롱면허로 잠자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중개업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중개업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한집 건너 중개업소가 있을 정도다.
이제는 골목길 중개업소에서 앉아 고객을 기다리는 단순한 중개로는 불황기에 살아남기 힘들다. 앞으로 부동산은 개발의 시대에서 서서히 관리의 시대로 넘어갈 것이다. 그래서 중개업은 단순한 중개에서 벗어나 고객의 빌딩, 토지, 상가 등 각종 부동산자산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부동산자산관리업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부동산중개업자가 아닌 부동산자산관리업자로서 처신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의 전문지식에 대한 깊이뿐 아니라 금융지식, 수익률 분석, 리스크관리에 대한 스펙을 늘려야 한다.
또 앞으로 중개법인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돼 미국이나 일본처럼 대형 중개법인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중개법인이 모든 형태의 주택과 상업용 건축물에 대한 분양업무 대행을 허용했다. 앞으로 부동산중개법인은 부동산개발, 세무, 법무, 부동산컨설팅, 부동산자산운용, 국공유지매매·임차대행, 건물임대관리 등을 담당하는 고부가가치의 종합서비스산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변화의 회오리가 곧 닥칠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