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277에서 13년만에 2121...증시 '신기원'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11.04.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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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최고점 돌파]한국증시, 환호와 시련 '굴곡의 31년'

코스피지수가 1일 종가기준으로 '2121.01'을 찍으면서 신기원을 열었다. 이처럼 2120시대를 맞이하기까지는 숱한 시련과 굴곡이 있었다.

1980년1월 100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코스피지수는 1980년대 3저 호황과 올림픽 특수 등으로 국내 경제가 승승장구하는 것과 궤적을 같이 하면서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은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다. 1985년을 164.97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연말 종가기준으로 1986년 282.19, 87년 525.11, 1988년 907.20, 1989년 909.72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특히 1989년4월에는 장중 1075.75를 기록, 최초로 1000포인트 시대를 열었다. 종가기준으로 1980년대 10년간 9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상승일로를 걷던 코스피지수는 3저 호황이 막을 내리는 1990년대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1990년 696.11로 뚝 떨어진 코스피지수는 1992년까지 600대에 갇혀 있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1993년 866.18로 기지개를 편 코스피지수는 1994년 연말 종가기준으로 1027.73을 마크하면서 '지수 1000'시대를 재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한국 경제가 체감하지 못하는 사이 외환위기의 그늘이 서서히 증시를 덮쳤다.


1996년 651.22포인트까지 내려간 코스피지수는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1997년 376.31로 한해를 마쳤다. 1998년 6월16일에는 277.37까지 곤두박질쳤다.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고, TV에선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자살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대량 해고와 금융시장 개방 등 눈물겨운 자구 노력 덕분에 한국 경제가 차츰 기력을 회복하면서 1998년을 562.46으로 마감, 증시도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1999년에는 1028.07로 마감해 5년 만에 다시 연말 종가기준 코스피지수 1000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잘 나갔던 코스피지수는 2000년 후반부터 벤처붐이 꺼지면서 그해 560.16으로 뚝 떨어졌고, 이듬해는 9.11 테러의 영향을 받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한동안 600∼800을 맴돌았다.

숨죽였던 코스피지수는 2005년부터 가속페달을 다시 밟았다. 2005년을 1379.37로 마감하더니 2006년 1434.46을 거쳐 2007년 1897.13까지 치솟았다. 그해 7월에는 2015.48을 기록, 꿈의 2000시대를 경험했다.

잘 달릴 것 같은 한국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다시 고꾸라졌다. 그해 10월 890대까지 추락하는 등 아픔을 겪은 끝에 1124.47로 겨우 1000을 지켜냈다.

고비를 넘겨낸 한국 증시는 2009년을 1682.77로 마감하면서 체력을 보충한뒤 지난해 주요기업들의 실적서프라이즈와 함께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을 등에 업고 2051까지 달려나갔다.

올해 들어 1월 한때 2121까지 상승하며 휘파람을 불었던 코스피지수는 3월부터 이어진 중동 사태와 일본 대지진 악재로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금세 자생력을 회복했고,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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