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선 대표 "줄기세포치료제 세계 대표기업 목표"

머니투데이 대담=오동희 바이오헬스부장, 정리=김명룡 기자 기자 2011.04.01 09:07
글자크기

[바이오리더에게 듣는다]②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10년. 머니투데이가 국내 바이오기업의 대표와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두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국내 대표 줄기세포 업체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다. 메디포스트는 올해 첫 줄기세포치료제 허가를 앞두고 있다. 10년 공들여온 신약개발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메디포스트 (6,980원 ▲110 +1.60%)는 지난 1월 관절 연골 재생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의 임상3상 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임상시험 종료 보고서를 제출했다.

올해 안에 허가를 얻어 시판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국내 최대 제약사 동아제약과 판매 계약도 이미 맺었다. 2000년 회사를 창립한지 11년, 2001년 후보물질을 개발한지 10년, 2005년 임상시험에 들어간 지 6년만의 성과다.



신약개발을 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시작했던 제대혈 보관 사업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매출 118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 양윤선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다음 임상병리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이때 질병과 맺은 인연(?)은 그가 줄기세포치료제 회사를 설립하는 기초가 됐다.↑ 양윤선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다음 임상병리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이때 질병과 맺은 인연(?)은 그가 줄기세포치료제 회사를 설립하는 기초가 됐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메디포스트 본사에서 만난 양윤선 대표(사진)의 말투는 친절하고 시원시원했다. 서울대 의대 수석졸업이라는 이력과 더불어 바이오업체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CEO이기 때문에 다소 거만(?)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단숨에 무너졌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라는 재생의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회사가 되고 싶다"며 "줄기세포치료제를 글로벌시장에 내놓아 관련분야의 대표적인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의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바이오회사를 창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창업 이전에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교수로 일했어요. 누구나 인생의 항로를 변경하게 되잖아요. 병원 생활은 발전은 있지만 패턴이 고요해요. 10년, 20년이 지나도 삶이 똑같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게 됐지요. 새로운 일이 해보고 싶을 때라 의사로서 안정된 삶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회사를 창립한 지 11년째신데요. 새로운 재미를 찾으셨습니까?
▶ 창업 막 시작한 태동기부터 10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상황이 달랐어요. 매년 닥치는 일, 해야 할 일도 많고 변동성도 심하고 다이내믹(역동적)했거든요. 11년이 정말 빨리 지나간 느낌이에요. '앞으로 20~30년을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 줄기세포치료제 임상3상 시험을 마쳤는데요.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가요?
▶ 회수가 가능해야죠(웃음). 그동안 국내 신약은 다국적제약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었어요. 대안이 많은 시장이라는 의미죠. 하지만 줄기세포시장은 기존의 치료방식과 달라요. 줄기세포치료제는 난치병, 퇴행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약입니다. 그리고 다국적제약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도 아닙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쉽게 말하긴 어렵지만 글로벌시장에서도 시장성이 있을 것입니다.


- 줄기세포치료제가 세상에 나오는 의미 있는 시점인데요. 10년 동안 투자는 얼마나 하셨습니까?
▶ 지금 관절염치료제를 비롯해 5~6가지 적응증의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개발이나 생산방법이 절반 정도는 기반기술을 공유하고 나머지가 파생되는 방식이어서 정확하게 투자규모를 산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카티스템은 2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가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는 하고 있습니까?
▶ 줄기세포치료제를 국내와 같은 속도로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티스템을 처음 개발을 시작한 2001년은 줄기세포약이 약이 될지 안될지 도전적인 모험의 시기였어요. 미국에서는 임상시험 비용이 5~10배 듭니다. 국내에서 검증을 하고 해외에서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카티스템은 지난 2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1상과 2상 시험 승인을 받았고요. 준비기간만 3년 반이 걸렸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국내와 미국에서 시차 없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줄기세포치료제가 실제 세상에 나오면 깜짝 놀래킬 만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 화학물 합성의약품의 역사는 수백년이지만 줄기세포의 역사는 이제 불과 10년입니다. 황우석 박사 사태가 일어난 것은 줄기세포치료제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오해에서 시작된 것 같고요. 세상 사람들은 모르지만 각국의 연구진들은 줄기세포 1세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입니다. 물밑에서는 초경쟁을 하고 있고요.

-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꿈이 있으신가요?
▶ 매출, 시가총액 얼마까지 하겠다. 이런 꿈은 부차적인 것이고요. 줄기세포약이 성공해서 글로벌하게 팔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약이 이 분야에서는 대표성을 갖게 해야겠지요. 그렇게 되면 노령화시대에 건강을 지킬 수 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게 되면 회사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지겠죠. 줄기세포분야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것이고요.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