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백지화…정치권, '박근혜의 입'에 주목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1.03.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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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백지화…정치권, '박근혜의 입'에 주목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결정하자 정치권의 관심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에 쏠렸다. 유력 대권주자이자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 영향력이 가장 센 박 전 대표의 발언 수위에 따라 향후 정치권 흐름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신공항 백지화 발표 다음날인 31일 대구를 방문한다는 사실에 정치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구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정치권 해석은 다르다.



신공항과 밀접한 지역구 의원(대구 달성)이자 영남권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유력 대권주자로서 대구에서 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9일 "정부 발표가 나오면 (입장을) 이야기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도 대부분 "박 전 대표가 31일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한다.



박 전 대표가 어떤 발언을 할지에 대해서는 친박계 핵심의원들도 "아직 모른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직접적 영향을 받는 영남권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정부의 발표에 비판적인 의견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2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는) 나라 전체를 골고루 잘 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자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신공항을 백지화시키겠다는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TK(대구경북) 지역 친박계 핵심 의원 역시 "박 전 대표가 대구에 간다면 신공항에 대해 말할 가능성이 높고 그 내용은 아무래도 비판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박 전 대표가 정부와 각을 세운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세종시 사태 등 과거 사례를 돌이켜볼 때 박 전 대표가 정부를 비판할 경우 여권 분열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의 결집이 가속화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예상보다 빨리 나타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이 대통령과 회동 이후 정부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다는 박 전 대표 측의 기조도 바뀐다. 이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로 읽힐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원론적인 수준에서 발언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한다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발언 자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의견 표명 여부, 발언 내용과 수위 등을 지금 짐작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의 발언에 정치권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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