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냉각이냐 오염수 제거냐, 방사능의 진퇴양난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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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해결기미는 없고 플로토늄까지 추출..방사능 공포 가중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터빈건물 부근에서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대량의 물이 지하 작업용 터널(트렌치)에 고여 있는 것이 확인됐다. 2호기 부근 오염수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00밀리시버트나 된다.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쏟아 부은 바닷물이 손상된 연료봉에 접촉된 뒤 오염돼 1~3호기 부근의 도랑(트렌치)에 고여 있는 상황이다. 고인 물의 양은 2호기 트렌치에 약 6000t, 3호기에 4200t, 1호기에 3100t으로 각기 추정된다.



원자로의 멜트다운(녹아 흘러내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선 냉각수를 계속 주입해야 한다. 하지만 주입된 물은 오염돼 원전 부근에 고이고, 오염된 물이 트렌치를 흘러넘치면 토양과 바다의 오염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냉각수를 계속 주입할 수도, 오염수를 제거하기도 쉽지 않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원전 부지 토양에서는 핵분열 때 발생되는 플루토늄까지 검출됐다. 제1원전 부근 부지 내 5곳에서 지난 21일과 22일에 채취한 흙에서 플로토늄 238, 239, 240이 검출됐다. 특히 5곳 중 2곳에서 검출된 플루토늄 238은 1kg당 0.54베크렐과 0.18베크렐이나 돼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양의 3.6배에 이른다.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플로토늄 검출과 관련, “핵연료에 일정의 손상이 있어 본래의 밀폐 기능이 파괴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우려할 사태”라고 밝혔다.

보안원은 다만 이번에 검출된 농도는 과거 핵실험 때 일본 내에서 관측된 수준 정도이며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터빈 건물에서 바다로 연결되는 트렌치에서 대량의 오염수가 발견된 것은 27일 오후3시30분경이다. 트렌치는 콘크리트로 돼 있으며 기기의 냉각과 비상용 발전기 등에 사용되는 바닷물을 보내는 배관이 여러개 연결돼 있다. 배관은 건물과 트렌치를 격리하는 벽을 뚫고 건물 안으로 연결돼 있다. 배관과 벽 사이는 모르타르 등으로 막아놓았는데, 지진 피해 후에도 밀폐성이 유지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세한 오염경로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사용이 끝난 핵연료의 일시저장 풀과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대량으로 주입되고 있는 물이 파손된 핵연료봉으로 오염된 뒤 누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경제산업성의 니시야마 장관심의관은 “냉각을 위한 주수(注水)와 수량 억제라는 모순되는 행동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양자의 어려운 균형을 유지하면서 복구작업을 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만 원자로 등에의 주수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니시야마 심의관은 안정적인 전원을 확보해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오염수 제거는 우선 터빈 건물부터 진행한다. 트렌치의 물을 넘쳐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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