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법정관리 LIG건설 PF '명암'

더벨 김영수 기자 2011.03.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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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용인 사업장 1천억 PF대출...대손충당금 적립 불가피

더벨|이 기사는 03월25일(11:2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1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월 초 LIG건설의 용인 언남동 사업장에 대해 1000억원의 PF대출을 결정했다. 국민은행의 LIG건설 PF대출 규모는 3건, 1300억원이다. 국민은행의 대출 결정 이후 한달 만인 지난 21일 LIG건설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용인 언남동 사업장은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 1000억원이 넘는 PF대출이 이뤄졌던 곳이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PF대출규제로 인해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전담역(RM)은 "제2금융권의 상환압박으로 LIG건설이 은행권에 PF대출을 요청했다"며 "분양률이 80%를 넘어서는 등 사업성이 괜찮다고 판단한 국민은행이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RM은 "국민은행이 LIG그룹과의 관계 등을 감안해 대출을 승인해줬다"면서 "LIG건설에 대한 리서치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다가 개별 사업장의 사업타당성만을 보고서 대출을 승인해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RM은 "부실 징후가 감지되면서 다른 은행들은 발을 빼고 있었는데 국민은행이 문제를 해결해줬다"면서 "LIG건설은 국민은행의 PF대출에 고무돼 신용도에 문제가 없다고까지 주장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0억원대 차입금에 대한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PF대출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회수율 정도를 파악해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대출금을 제때 받을 수 없게 돼 부실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RM은 "이번 사태로 대규모 해약과 중도금 납부가 안 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며 "전례로 봤을 때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시공사 교체, 시공 지연 등으로 이어져 대출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공사가 법정관리 등 부도가 날 경우, 분양 해약률이 통상 20∼30% 발생하고 중도금 납입율도 낮아지는 것으로 RM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도금 납입률이 낮아지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대출금을 최대한 회수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시 PF대출에 대해 엄격한 심사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실행 과정에서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LIG건설 PF지급보증 규모는 현재 약 2030억원이다. 2년 전 김포 한강신도시 토지매입대금 용도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만큼 자산건전성이 하락해 은행 입장에서는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며 "PF지급보증의 경우 신용여신과 성격이 달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경우 아직 착공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대손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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