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주가·유가·금값의 이상한 동반강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3.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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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위험자산인 주식은 인수·합병(M&A) 호재와 일본의 원전 사고 수습 기대로 오르고 안전자산인 금은 리비아전을 이유로 상승했다. 유가도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을 빌미 삼아 올랐다. 보통은 유가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고 금값이 올랐다. 각 자산마다 원하는 소식을 취하며 긍정 반응을 한 셈이다.

다만 유가 상승폭이 크지 않아 주식시장 분위기에 악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은 계속되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던칸 윌리엄스의 제이 서스카인드 부사장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일본 원전 사태는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있어 방사능 낙진에 대한 우려가 가라 앉았고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은 어느 정도 예상된데다 시장은 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전에 비해 더 고조되지는 않자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디어본 파트너스의 폴 놀티 이사는 “일본에서 더 이상 나쁜 소식이 나오지 않은 것, 또는 뉴스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이 시장의 호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정학적 뉴스가 잦아든 가운데 AT&T의 T모바일 인수와 찰스슈왑의 옵션엑스프레스 인수는 경기 낙관론에 다시 불을 당겼다. 디어본 파트너스의 놀티 이사는 “월요일마다 터져 나오던 M&A가 돌아왔다”며 “투자자들은 다음 인수 대상을 찾느라 분주하다”고 지적했다.

던칸 윌리엄스의 서스카인드 부사장은 “기술적 측면에서 보자면 뉴욕 증시는 일본의 재난을 계기로 과매도된 상태였다”며 “여기에 AT&T가 경쟁사인 T-모바일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시장이 탄력적으로 반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D.A. 데이비슨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프레드 딕슨은 “합병 소식은 시장에 아드레날린 한방을 주사하는 효과가 있다”며 “2년간의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기업인들은 여전히 저평가된, 살만한 기업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도 “기업은 미래를 낙관할 때만 확장할 수 있는 것”이라며 M&A가 기본적으로 시장에 호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증시는 큰 폭의 강세로 개장해 마감 때까지 별 변동이 없었다. 다우지수가 178포인트, 1.5% 오르며 1만2000선을 회복했고 S&P%00 지수는 19포인트, 1.5% 상승했지만 1298로 거래를 마치며 아깝게 1300에는 못 미쳤다.

스타이플 니콜라우스의 시장 전략가인 엘리옷 스파는 “S&P500 지수가 현재 1303 부근인 5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면 기술적으로 시장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지수는 48포인트, 1.8% 상승하며 2692로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다우지수가 세자리수 폭으로 떨어지고 오르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IG마켓의 댄 쿡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사건 중심으로 움직이며 변동성이 커졌다”며 “내일 다우지수가 또 200포인트 폭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안정적인 장기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스탁마켓 멘터의 댄 피츠제랄드 사장은 “시장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미 반영됐다”고 말해 최근에 기록한 저점을 깨고 내려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28달러 오른 102.3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리비아 공습이 시작됐지만 유가 상승세가 상당히 억제됐다는 평가다.

금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0.30달러, 0.7% 오른 1428.50달러를 나타냈다. 달러는 유로화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 가격은 주가가 오르며 하락해 수익률이 3.26%에서 3.35%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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