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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16,500원 ▲60 +0.36%)은 2006년 이웅렬 회장 주도 아래 2010년까지 매출 20조 원, 당기순이익 1조5000억원을 올려 재계 1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빅 스텝(Big Step) 2010' 비전을 선포하고 신사업 확장을 적극 독려했다.업계는 코오롱의 M&A 전략 실패 원인에 대해 지주사 전환과 계열 건설사 지원 등 그룹 내부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렸다는 표면적인 이유 외에 과거 대규모 투자 실패에 따른 경영진의 과도한 리스크 회피 성향을 지적하고 있다.
선발업체인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과의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또 이후 추가 증자 참여와 실권주 인수 비용으로만 수 백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결국 자금 압박이 심해지자 코오롱은 통신사업 진출 5년 만인 1999년 신세기통신 지분 전량(23.5%, 3751만주)을 한국이동통신에 넘기면서 관련 사업을 접었다. 코오롱 측은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 300%가 넘었던 그룹 전체 부채비율을 160%까지 낮추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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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룹의 미래를 위해 '미래'를 팔았다"는 이 회장의 고백처럼 이후 코오롱은 정체 일로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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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은 이후 꾸준히 신규 사업 진출을 도모했지만 초기 계획만 거창할 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세기통신 사업 철수 이후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한 추진 의지가 많이 약해졌고 자연스럽게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선택하게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의 보수적인 경영방침은 그룹의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신세기통신 사업의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며 "안정 위주의 사업 전략을 구사하다보니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업 포트폴리오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룹의 당면 과제였던 지주사 체제 구축을 완료한 코오롱이 앞으로 어떤 전략적인 행보에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코오롱은 후속조치로 계열사 간 통합 및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게 됨에 따라 확장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한국델파이 M&A가 코오롱의 신규 사업 추진 의지를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