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80km밖 피난", 英정부 "도쿄 떠나라"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1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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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 방사선 누출 위험 높아져

주일미국대사관은 17일 새벽, 일본에 있는 미국민에 대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반경 80km밖으로 피난하도록 권고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피난이 곤란한 경우에는 집안에서 머물도록 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일본 대지진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 해군 등의 요원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반경 80km 이내에 진입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구조 활동을 하는 미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항공기를 운용하는 병사들은 원전으로부터 112km이내에 접근할 때는 요오드제를 복용하도록 의무화시켰다.

일본 정부가 피난 범위를 20km에서 20~30km로 확대한 것보다 미국의 피난 범위가 훨씬 넓어 방사능 오염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것을 보여주었다.



이 여파로 17일 새벽 마감된 미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42.12포인트(2.0%) 급락한 1만1613.30에 마감, 작년 12월31일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의 에팅거 위원(에너지담당)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사실상 제어불능”이라고 유럽의회에서 발언한 것이 주가를 크게 끌어내렸다. 영국 FT100지수는 1.7%, 프랑스 CAC40지수는 2.23% 급락하는 등 유럽증시도 추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국 외무성도 16일오후6시(현지시간, 일본시간 17일 새벽), 일본에 있는 영국인에 대해 도쿄와 도쿄 북부에서 피난을 검토하도록 촉구했다.


제레미 브라운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BBC TV에 출연, "후쿠시마 원전 상태 악화와 식료 교통 통신 등 인프라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머무를 경우에는 버스와 철도를 이용, 서부와 남부로 이동하도록 조언했다.

한편 주일영국대사관은 16일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관련, 원전으로부터 반경 20km 이내의 주민에 대해 일본정부가 피난하도록 지시한 것은 현상황에서 타당하다는 영국 정부의 전문가의 코멘트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원자로가 폭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에 의한 심각한 피해는 반경 30km 정도에 머물고, 거리가 떨어진 도쿄 등에서의 영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멘트는 영국 정부의 존 베딘턴 수석과학고문 등이 한 것으로, 원자로가 폭발할 경우 방사성 물질은 상공 약500km까지 올라간 뒤 확산될 것으로 추정했다. 바람 방향과 세기, 강우 등 기후조건 등을 감안한다면 반경 30km를 넘는 지역에서는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의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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