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원점으로" 김형오의 소신

머니투데이 박성민 기자 2011.03.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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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동남권의 자랑 아닌 분열의 씨앗"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부산 영도)이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논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영남권 발전과 화합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국론 분열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신공항, 원점으로" 김형오의 소신


동남권 신공항 건설 사업은 부산 가덕도와 밀양의 유치전이 가열되면서 집권 여당 입장에서는 얻을 것 없는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선택받지 못한 지역은 내년 총선 대선에서 '표심'으로 심판할 게 뻔하다. 해당 지역 의원들은 성난 민심을 전하며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의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는 김 전 의장의 발언이 나왔다. 그의 지역구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부산 영도다. 그 스스로도 "지역에서 나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고 영남 전체에서도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해를 알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은 공항 건설로 인한 이득보다 첨예한 지역 갈등의 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아무도 얘기 안 할 문제 아닌가.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눈치만 살피고 입을 닫는다면 정치 환경 개선과 지역 갈등 극복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의 '재검토' 발언은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의 분열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결국 아무도 이기지 못하고 패자만 양산하는 싸움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의원들의 비난에 대해서도 "이런 일로 욕먹고 서운할 건 없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면 재검토가 '백지화'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다만 "당초 동남권의 자랑이 될 줄 알았던 공항이 이제 분열의 씨앗이자 주민과 정치권의 이해관계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신공항 건설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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