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데이] G2 '섹스 스캔들' 동병상련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3.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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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웨이 스캔들' 이어 한국발 '상하이 스캔들'에 곤혹…美 워싱턴 정가도 스캔들에 신음

편집자주 요즘 글로벌 정치경제 이슈에서 美-中 관계를 빼면 속된 말로 '앙꼬없는 찐빵' 신세입니다. G2의 '오늘(today)'에서는 두 플레이어들의 따끈한 소식들을 미주알 고주알전하겠습니다.

봄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중국, 'G2' 사이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양회에서 대미 관계 발전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지난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양국관계에 대해 "지금 분위기가 좋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중국 이민자 후손을 주중 대사로 기용했다. 게리 로크 현 상무장관이 바로 그 주인공. 기존에는 차관보나 차관급 인사가 중국에 갔지만 이번에는 장관급을 보내 양국 관계의 지위를 격상시켰다. 특히 중국어와 중국문화에 익숙한 대사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태평양을 두고 봄바람이 오가는 찰나 G2는 공교롭게도 정가·외교가의 '섹스 스캔들'이라는 얼룩도 사이좋게 나눠 칠하고 있다.

↑'리웨이 스캔들'을 폭로한 중국 주간지 차이징 표지.↑'리웨이 스캔들'을 폭로한 중국 주간지 차이징 표지.


9일 국내외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들과 중국인 여성 덩(鄧)모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난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이 중국에서도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한국 영사들은 덩씨에게 순정을 맹세하며 중요 정보를 내줬고, 그를 두고 서로 다투기도 했다. 덩씨가 중국 정보기관의 첩보원이라는 이야기부터 현지 고위인사를 배후에 두고 있다거나 덩샤오핑의 손녀, 시진핑 부주석의 수양딸이라는 소문까지 숱한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

파문이 일자 중국언론과 당국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중국 군사전문지인 '서륙동방군사'는 한국언론을 인용해 관련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으며 당국은 상하이시 관료들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이번 사건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얼마 전 중국사회를 발칵 뒤집은 '리웨이 스캔들'의 파문과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현지 주간지 '차이징'은 중국 고위 권력자들이 프랑스계 베트남 난민 출신인 리웨이를 '공동애첩'으로 삼아 배후에서 막대한 지원을 해 그가 20여개 기업의 소유주이자 수십억 위안의 재산가가 되도록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리웨이 스캔들에는 윈난성 성장, 베이징시 부시장, 공안부 부장조리, 고급인민법원 부원장, 중국개발은행 부행장 등 고위직이 연루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민심이반을 막기 위해 부정부패 척결을 국가 의제로 내세운 중국 정부로선 이같은 스캔들로부터 받는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 미국 정가에서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엘리어트 스피처 전 뉴욕주지사, 존 엔사인 공화당 상원의원, 크리스 리 공화당 하원의원.(사진 왼쪽부터)↑최근 미국 정가에서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엘리어트 스피처 전 뉴욕주지사, 존 엔사인 공화당 상원의원, 크리스 리 공화당 하원의원.(사진 왼쪽부터)
최근 미국 워싱턴 정가도 섹스 스캔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엘리어트 스피처 전 뉴욕주지사의 2013년 주지사 선거 재도전 소식과 존 엔사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은퇴 결정은 섹스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워싱턴 정가의 '워싱턴 판타지'라는 오명을 다시 불러냈다.

스피처 전 주지사는 지난 2008년 고급 매춘조직의 VIP 고객이었던 사실이 드러나 지사직을 중도 사퇴했다. 뉴욕주 검찰총장 시절 월가의 부정부패를 집요하게 파헤쳐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그였던만큼 미국사회의 충격은 컸다.

또 지난 7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엔사인 상원의원은 지난 2009년 자신이 데리고 있던 직원의 부인과 나눈 혼외정사 스캔들이 폭로돼 비난을 샀음에도 의원직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결국 은퇴를 맞게 됐다.

앞서 지난달에는 크리스 리 공화당 하원의원이 '성인만남'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한 여성에게 자신의 상체 누드 사진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자신을 이혼남이자 로비스트라고 속였고 그의 행태는 미국인들에게 수치심을 안겼다.

'G2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한 미국과 중국. 글로벌 리더로서 국제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때론 서로 다투고, 또 때론 강한 우호를 다짐하지만 정치인과 권력가들의 부패상이 드러나는 스캔들까지 공유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는 또 'G20'을 자랑하는 우리 정계와 관가에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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