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00억 맡겨라...외국주주 황당 요구"(상보)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1.03.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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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디자인 VS 페트라/SC펀드 의결권 표 대결

"회삿돈 100억원 운용을 우리에게 맡겨라"

코스닥 상장사인 국보디자인 (14,960원 ▼10 -0.07%)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 주주인 외국계 펀드로부터 받은 요구이다.

8일 국보디자인에 따르면 이 회사 주식 13.7%를 보유한 페트라투자자문과 SC Asian Opportunity Fund(페트라/SC)는 최근 이사 선임과 배당금 500원 지급을 주주제안으로 내놓았다.



페트라/SC는 최근 "국보디자인이 현금흐름이 풍부한데다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수년간 수백억원에 이르는 이익잉여금으로 불필요한 중국 주식 투자, 위험도 높은 베트남 부동산 개발 투자 등에 사용하면서 주주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주권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이사, 감사 선임 관련 정관을 개정,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가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외국계펀드(페트라/SC)들이 100억원 상당의 투자일임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주주제안을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측은 "설립된지 갓 1년이 된 운용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투자자문사에 회사 자금을 일임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배당요구에 대해서도 "2002년 상장 후 150원~200원 수준의 배당을 매년 해왔기 때문에 500원의 배당 제안은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국보디자인 측은 주총 표대결을 위해 일반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받기 시작했다.

국보디자인은 페트라 측이 이번 주주제안 이전에도 지난해말 주식 보유 사실을 알리며 상장폐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보디자인이 이를 거절하자 SC펀드와 공동목적 보유자로 나서 주주제안권 행사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또 "페트라 측에서 자사주 매입을 요청해 '필요하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자 주가가 출렁였다"며 협의 내용 유출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회사 측은 "특정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비싸게 팔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요청한 것이며 회사가 여기 동의한다면 주가 조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보디자인 관계자는 "페트라/SC 측은 투자를 할 경우 주주제안을 철회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 아래 이같은 주주 제안을 실시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페트라/SC 측이 지난 10월 이미 국보디자인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량보유 상황 보고를 3개월이나 지난 1월 21일에 한 점은 석연찮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주총 표 대결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대주주 황창연 씨 등은 지분 52.7%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소액주주 모임인 네비스탁도 이번 주총 대결에서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네비스탁 관계자는 "국보디자인이 사외이사 후보를 회사에서 근무했던 자만 가능하게 함으로 써 경영권 견제 등의 활동을 제약하고 주주 권한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라/SC 측과 연계는 없다면서도 "페트라 측이 제안한 고배당 의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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