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 경영으로 28년 흑자 행진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3.0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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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 김성만 세람저축은행장

지역밀착 경영으로 28년 흑자 행진


"금융업은 돈이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년을 내다보고 주주와 고객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세람저축은행 본점에서 만난 김성만 대표이사(사진)의 말이다. 세람저축은행은 1983년 창립이후 지난해까지 28년 연속 흑자경영에 성공했다. 특히 김 대표가 취임한 후 당기순이익이 이전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김 대표가 CEO로 발탁된 것은 2005년 8월이다. 2005년 6월 결산당시 순이익은 37억원. 김 대표는 바로 다음해 순이익을 6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후 금융위기에도 60억원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지난해 12월 반기 가결산에서도 당기순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밀착 경영으로 28년 흑자 행진
비결이 뭘까. 김 대표는 우선 "재수가 좋았다"고 말을 뗀다. 그는 "취임시기인 2005~2006년이 호황기로 총자산 이익률이 200%에 달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후 리먼사태 등 외부환경 변수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었던 것은 이익을 많이 냈던 당시 충당금도 많이 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순이익 뿐 아니다. 김 대표 취임이후부터 지점과 직원 수도 급격히 늘었다. 김 대표가 취임한 후 3대 실적은 지점 확장, 신사옥 준공, 직원 충원 등이다. 이는 모두 그가 10년 이상 내다보고 추진한 사업들이기도 하다.

세람저축은행은 2006년 용인에 처음 지점을 열었다. 설립 후 23년만이다. 2009년에는 광주지점을 냈다. 용인지점과 광주지점은 지난해 총자산이 각각 1000억원, 700억원을 초과하는 등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른 저축은행들은 보통 분당, 일산 등에 관심을 갖지만, 현재 직원들이 잘 할 수 있고, 고객 충성도가 높은 지역에 먼저 터를 잡는 것이 더 성공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며 성공요인을 넌지시 던진다. 결과적으로는 그의 생각이 적중하고 있는 셈이다.


2008년에는 이천시 중리동에 본점 신사옥을 준공했다. 신사옥의 넓은 주차시설과 강당이 주민들에게 편의시설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30년 후를 생각하고 튼튼하게 건설했다"며 "앞으로 직원이 두배로 충원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강조한다. 총 임직원수는 2010년 6월말 현재 78명으로 2006년 46명 대비 70% 늘었다.

이같은 성과로 김 대표는 2008년 연임에 성공한다. 앞서 2007년에는 금융산업발전에 기여한 공헌이 크다며 재정경제부장관 표창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세람저축은행이 예금보호공사로부터 우수저축은행으로 선정됐다.
지역밀착 경영으로 28년 흑자 행진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김 대표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김 대표는 이전 경력에 대해 묻자 "1988년 1월11일 월요일에 첫 직장으로 세람저축은행에 입사했다"고 답한다. 23년동안 세람저축은행에만 있었다는 말이다. 임직원들의 이동이 거의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저축은행은 대부분 오너체제다. 대형저축은행으로 규모가 커지거나 타업종에서 인수한 경우에나 전문경영인을 둔다. 김 대표처럼 내부에서 대표이사로 발탁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그래서 대주주도 궁금해진다. 세람저축은행의 대주주는 한명이 아니다. 현재 주요주주는 6명. 박인식(12.96%) 이재용(12.84%), 신영철(12.67%), 원용길(10.00%), 신현익(7.77%), 신동석(6.42%) 등이다.

사실 이전에는 주요 주주들이 돌아가며 대표를 맡았다.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여러 명이 공동 결정하기 때문에 손실 없이 위험관리를 잘했지만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와중에 이천시 토박이로 자라나 신입사원 시절부터 열심히 일하는 김 대표가 주주들의 눈에 들어왔다.
지역밀착 경영으로 28년 흑자 행진
그는 지역밀착 경영을 강조한다. 대출을 하는 것은 동업자가 되는 것과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역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사업을 지켜보며 엉뚱한 일을 하지는 않는지 감시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세람저축은행이 지난해 소비자금융팀을 신설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매일 지역 소상공인을 방문하는 서민금융을 하고 있다"면서 "이 업무는 직원의 20%가 투입되는 반면 전체 여신의 5%도 되지 않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저축은행의 존재이유를 생각한다면 대손을 각오하고 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김 대표는 최근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태에 대한 질문에 "미리 유동성을 확보해 놓은 것이 있어 금리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저축은행 업계 전체가 위축될 텐데 그게 더 걱정"이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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