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中기업 "장사는 잘 했는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3.0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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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조정장 속 주가 부진 '시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표정이 어둡다. 지난해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그리고 있어서다. 장사는 잘 했는데 제 값은 못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내 상장 中기업 "장사는 잘 했는데"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차이나그레이트 (12원 ▼12 -50.0%)는 올해 들어 15.9%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종가는 1815원으로 국내 증시 상장 첫날인 2009년 5월29일 시초가 3400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중국 자회사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6.9% 늘어난 584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도 주가에는 호재가 못 되는 모습이다. 자회사 실적을 발표한 지난 1월말 이후만 해도 5.5%나 빠졌다.

중국엔진집단 (21원 ▼5 -19.23%)도 올해 들어 맥을 못 쓰고 있다. 지난해 6000~7000원을 오가던 주가는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21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한 뒤 5거래일째 약세행진 중이다.



차이나하오란 (27원 ▼8 -22.9%)(-29.9%), 중국식품포장 (0원 %)(-10.9%), 차이나킹 (110원 ▲1 +0.92%)(-3.5%)도 올해 초 주가가 계속 빠지면서 저평가 시름을 앓고 있다.

일부 중국기업이 공시를 번복하거나 회계 문제를 일으키는 등 투자자들의 실망을 사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이나하오란의 경우 최근에도 늑장공시로 도마에 올랐다. 2대주주인 홍복량씨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까지 14차례에 걸쳐 93만여주를 처분한 것을 지난달 24일에야 공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배구조 등에 대한 불신 때문에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확실한 실적 개선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주가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무엇보다 기관투자가가 중국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며 "기업별로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고 위험부담이 사라졌다고 판단되면 기관 매수세도 살아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9년 5월 국내 문턱을 밟은 중국원양자원 (63원 ▼12 -16.0%)은 상장 이후 약세를 보이다 지난해 말부터 수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면서 올해 들어서만 17.8% 올랐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원양자원이 조업선 확대에 따른 어획량 증가와 고급어종 비중확대, 수산물가격 상승으로 국내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고성장, 고수익성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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