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前 회장, 거액 스톡옵션 유지…"일부 행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1.03.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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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금융권 "라 전 회장 스톡옵션 행사는 비도덕적" 비판

라응찬前 회장, 거액 스톡옵션 유지…"일부 행사"


신한금융지주가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 거액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권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라 회장은 이중 일부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라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 지난달 28일 라 전 회장은 스톡옵션 일부 행사와 관련한 서류를 신한금융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 전 회장이 수령할 스톡옵션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분량으로 30만7000주에 이른다. 지난 2009년 3만500주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진 반납키로 했었다. 라 전 회장이 스톡옵션으로 챙길 평가차익은 지난달 28일 종가(4만7100원)를 기준으로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30일 이사회에서 라 전 회장을 비롯한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에 대한 스톡옵션 행사를 보류키로 한 바 있다. 내분사태로 조직 안팎이 어수선하고 여론이 좋지 않았던 당시 스톡옵션과 같은 민감한 사항을 처리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신한금융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 짓자마자 이들 '신한 3인방'에 대한 스톡옵션 문제를 재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는 라 전 회장의 경우 검찰 수사 결과 기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스톡옵션 행사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은 불구속 기소된 만큼 스톡옵션 행사를 계속 보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사회에서는 찬반 논란이 극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3인방' 가운데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은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사회에서 재일교포 사외이사와 BNP파리바 측은 라 회장에게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주는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국내 사외이사 중심으로 안건이 처리됐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가 내부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내분사태를 일으켜 금융권 전반에 혼란을 준 당사자가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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