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건설 재무개선책 '저울질'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전병윤 기자 2011.02.2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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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추진했더니 주가 발목, 사업구조 개편 커지는 목소리

두산그룹이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두산건설 지원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두산메카텍을 흡수합병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으나 보다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다.

두산그룹, 두산건설 재무개선책 '저울질'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1,240원 0.0%)은 지난달 회사채 16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추가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 한곳에서 자회사 렉스콘 등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은 오는 8월까지 총 2300억원을 갚아야 하고 운영자금 일부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초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검토했으나 그룹의 반대로 무산되자 차입형태로 현금확보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회사채 발행과 담보대출이 부채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300%를 초과했다가 두산메카텍과 합병 이후 200%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대형건설사의 부채비율이 100%대에 머물러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더구나 부동산시장 침체로 떠안은 미분양주택 물량이 해소되기 전에는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재무구조나 사업포트폴리오에서 근본적인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이를 위해 그룹의 지원이 절대적이라고 보고 두산그룹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보유 중인 두산건설 주식 가운데 2750만주(24.24%)를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주가 부담으로 인해 두산중공업은 교환사채(EB) 발행으로 계획을 바꿨다 이마저도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지자 무기한 연기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의 재무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 건설업황이 여전히 부정적이고 구조적으로 해외분야에서 수익을 올리기가 여의치 않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의 성장성을 높이려면 그룹 차원에서 사업구조 개편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테면 해외 플랜트부문을 빠른 시일 내에 키워 확고한 캐시카우(cash-cow)로 만드는 것 등이다.

두산건설은 메카텍의 사업비중을 현재 24%에서 2015년까지 38%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워놓았다.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화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에 두산건설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재무구조가 악화돼 시장의 신뢰를 잃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올해는 지난해 미분양물량을 해소하면서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영업과 재정부문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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